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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Jun 23. 2022

플로리다 편지 2

지금은 플로리다 올랜도…

한국과 시차는 -13시간 차이가 나는 올랜도에 도착해 4일째. 아들의 집에 머물고 있는데 아직 시차 적응은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덕분에 워낙 올빼미처럼 밤낮을 바꿔 사는 아들의 패턴과 얼추 비슷해진 중이랍니다.

사실 자꾸 나이를 들먹이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가 갈수록 시차 적응에도 점점 긴 시간이 필요해지네요.

몇 시간씩 토막 잠을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있자니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기분이라 오늘 언제 씻었던가 헷갈리기까지 해요. 어흑...

그렇게라도 자긴 잔 것 같은데 머릿속은 공허하게 텅 비어있는 있는 기분...

계속되는 시차 적응 실패로 초저녁부터 잠들었다가 어정쩡한 새벽 2시에 눈이 떠져 아들내미 집의 소파 방석, 쿠션들의 커버를 몽땅 벗겨내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활기찬 꼭두새벽을 시작한 뒤 다시 기진맥진이에요.

그런데도 참 신기하게 때가 되면 여지없이 배는 고파 지는지...

이런 허기짐도 좀 건너뛰면 다이어트는

저절로 될 텐데 그건 실패인 것 같아요.

꼭두 새벽 대청소 후 한잔& 아들내미가 요청한 쭈꾸미 볶음과 소면

오늘의 올랜도 날씨는 후덥지근 흐림. 테라스 앞 커다란 나무에 사는 청설모 한쌍은 오늘은 왠지 보이질 않고

자연과 벗 삼아 글 좀 써보겠다며 나갔다가 모기만 뜯기고 와서 왠지 분하네요.

날씨가 좋으니 그냥 아파트 단지의 정원이나 한 바퀴 걷기로 했어요.

밤새 천둥에 비가 내리치더니 아침은 파란 하늘에 정정한 공기가 상쾌해요.

이곳에 산지 2년째 된 아들 말로는 플로리다 여름 날씨는 비가 오다가 맑다를 반복하며 꽤나 변덕스럽다고 하네요.

아파트 안 호수 정원 & 집 테라스에서 모기 뜯긴 티 타임


청명한 날씨의 정원 벤치에 나와 앉아 바라보는 잔잔한 호수 물결에 페이드 아웃될 것 같은 정신을 다시 한번 잘 잡아 봅니다.

30대 아니 40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차 적응을 급속으로 하고 방방곡곡 쏘다녔는데 어떻게 그렇게 가열차게 다닌 건지

지금의 해롱대는 컨디션을 보면 새삼 그때의 체력이 놀라워요.

그러니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라는 노래가 나올 정도로 젊을 때 열심히 놀라고 하는 건가 봐요.

지금의 저보다 연세가 더 많은 어르신들은 또 말씀하십니다.

두 다리 팔팔할 때 다니라고요. 점점 나이 들면 다리가 아파서 오래 걸어 다니지도 못한다고 하시니...

그래요... 어르신들 말씀 하나 틀린 것 없다는 걸 갈수록 느끼고 있기에 그 말씀 받들어 다리가 팔팔할 때 열심히 다녀야겠어요...라고 생각하는

비몽사몽 올랜도의 아침입니다.

                                                                                                                                                                                       

 from. 시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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