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자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llein Jan 03. 2019

연령 대조표를 보았다

아름다운 나이 듦을 위해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다. 해가 바뀌니 내 나이가 궁금했다. 인터넷에서 연령 대조표를 검색했다. 내가 태어난 해가 가리키는 숫자는 내가 군대 갔을 때 엄마의 나이보다 하나가 작았다.


지금의 내 나이였던 엄마가 나에게 향했던 마음이 떠 올랐다. 그 마음의 깊이는 마음을 주었던 사람보다 마음을 받는 사람이 더 잘 알 수 있었다. 당연한 이었다. 마음을 받는 사람은 마음을 받아야 했기에 그 깊이를 의식할 수 있었고 마음을 전하는 사람은 당연한 것이었기에 마음의 깊이를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천성이 몸이 약해 늘 힘들어했어도 온갖 비바람과 뜨거운 볕을 막아 주는 그늘이 되어주었던 엄마. 생각했다. 그때의 엄마의 나이가 된 지금의 나는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줄 어른인지.


연령 대조표를 다시 보았다. 나이를 가리키는 숫자가 더욱 선명히 보였다. 이제부터는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줄 마음을 품어야겠다 생각했다. 여전히 입대를 하는 청년처럼 살고픈 철없는 사람이지만 인생은 돌고 돈다고 하지 않았는가?
사실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은 아닌 걸 알지만, 그 말이 맞다면 내가 지금의 엄마 나이가 되었을 때 나도 누군가에게 그늘을 드리워 주겠지. 물론 장담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래야 누군가의, 그리고 엄마의 그늘을 만들어 줄 오늘의 내가 힘이 날 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십이월의 뒤늦은 안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