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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범양 Apr 04. 2022

#. 나는 백이진을 좋아하는가, 그 시절을 좋아하는가

별로 멀지 않은 청춘의 때를 고찰한다

올해로, 32살.

일 년 일 년이 지날수록, 해가 변하는 것에 대한 황홀함은 사라진다


그저, 또 일 년이 지났구나.

또, 한 살을 더 먹었구나.

나이가 들고 있구나를 생각하는 이벤트로만 다가올 뿐이다.


하지만 20대의 나는 달랐다.


드디어 어른이 되었구나, 1년간 나는 어떤 성장을 했나 어떤 변화를 겪었나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렇기에 내 20대는 너무 밝았다. 알찼다.


새로운 곳에 처음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눈이 반짝였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생각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의 나에겐 이별조차 경험이었고, 이불 킥하게 만드는  시절의 흑역사 또한 성장이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녹아들고자 그렇게 나의 청춘을 바쳤다.


대학원 시절 한 교수님이 술자리에서 나를 보며 하셨던 말씀이 있다.

너는 우물 안 개구리 같아”


나는  말을 웃어넘겼다.

하지만 그 말은 내 마음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그 말을 벗어나고자, 그 말과 최대한 반대되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그렇기에 더 도전했고, 더 부딪히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그렇게 내 삶을 내던졌다.

하지만 그 내던진 내 삶은 그저 평범의 연장선이었다.

그 교수님의 말씀을 단 한 점의 오차도 없는 상태로 나는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로, 평범한 그저 그런 대한민국 국민 1인으로 살게 되었다.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아직도 나는 꿈꾸고 있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될 거다, 나는 아직 성장하고 있다."하고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 나의 삶 속에 이 드라마가 들어왔을 때,

20대의 그 청춘에 아려왔다.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가, 나는 그 기억들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가,

혹시 그 찬란함을 나 또한 잊은 게 아닐까...


그래서 고난을 이겨내고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그들이 너무 멋졌다.

그래서 백이진의, 나희도와의 그 관계성에 더 몰입했다.


나는 그 시절의 나를 사랑한다.

모든 것을 첫사랑으로 느끼며 내 삶의 보석으로 간직하고자 했던 내 순수함을 사랑한다.

그 순수함을, 그 앳된 노력들을 기억하게 한 백이진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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