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고 소중한 근육은 어디로 갔을까

헬스케어 입문기

by 오로시

나의 아킬레스건은 발목이다.

1~2년에 한 번씩 크게 접질려서 1~2년 동안 잘 쌓아놓은 운동습관과 근력을 한 두 달 안에 다 까먹는다.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이제 정상 찍어봐? 하면 발목이 접질려서

다시 아래로 아래로 또르르 굴러오고

간신히 회복시켜 놓고 울며 겨자 먹기로 무거운 바위를 정상으로 옮겨놓으면

다시 내려오기 반복을 6년째..

이 굴레를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건 아닐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왼쪽발목은 20년 전 크게 다친 후 발목불안정한 상태로 10년 간 힘들게 살다

10년 전에 인대재건수술을 받고 별문제 없이 살았는데

(왼쪽 발목이 튼튼해지니 이제 오른쪽 발목이 접질려졌다...)

이번에는 수술해서 걱정 없던 왼발이 크게 접질려서 한 달째 강제요양 중이다.


별명이 나무늘보이며 태생이 한량 같은 나는

누워 지내는 건 별로 어렵진 않았으나 (오히려 운동을 못 하는 상황이 생기니 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슬금슬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 내 근력.

가뜩이나 근력이 잘 붙지도 않는 체질인데 그래도 헬스, 달리기로 새싹 같은 자신감이 막 생기던 차에

한 달을 누워서 보내니 나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 우리 동네 보건소에서 모바일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홍보문을 보고 신청했다.

35명 모집인 데다

우선순위가 혈압, 공복혈당, 허리둘레,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항목 건강위험요인이 많은 자 라길래

설마.. 내가 되겠어?

내가 그래도 헬스 3년 차에 작년에 받은 직장인건강검진도 별 문제없었는데

그냥 건강검진받아보는 셈 치고 신청해 보자! 고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하고 보건소로 갔는데


혈압-주의단계

간기능-턱걸이 합격

혈당-당뇨 전단계

근육량-매우 적음


두둥... 당첨되셨습니다.

그 결과 앞으로 나는 6개월 동안 보건소 직원분들의 케어를 받게 될 것이다.

건강, 영양, 운동 분야의 전문가분들께서 케어해 주신다니 감사한 일이었지만... 충격이기도 했다.

수치가 아주 나쁘게 나온 건 아니지만 관리 대상이 된 것이다.

근육량이 떨어지면서 인슐린 분비가 힘들어져서 혈당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작년 9월(불과 5개월 전!!) 열심히 운동하고 식단 조절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인바디 점수 73에서 70으로.

골격근량 22.6kg - 21.5kg

체지방량 16.8kg - 18.6kg

체지방률 28.6% - 31.8%

복부지방률 0.79 - 0.88


초라하게 떨어진 성적표를 받았다.

그 충격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했지만 좋게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나를 되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는 정제탄수화물, 당 끊기를 한 달만 했기에 그 이후에 습관으로 잡기 힘들었고, 보상심리로 다시 요요가 왔는데

이번에는 6개월 프로젝트다.

내 몸의 세포가 다시 살아나기 충분한 시간 아닌가?

그리고 이제 꾸준히 나를 감시(?)해줄 도구들과 관리자 분들까지 계시니.

의욕이 생긴다.

나 혼자가 아니다.

관리해 주시는 분들을 놀라게 해드리고 싶다


오로시야 파이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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