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탄수화물, 과당 끊기 D-19
두 번째 주말이다. (앞으로 2번의 주말이 더 남아있지만.)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집 근처를 달렸다.
30분 달리기를 목표로 삼고,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는 중이다.
혼자서는 꾸준히 하기 어려워 '런데이'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침 7시만 돼도 더위가 시작돼 달리기에 벅차다.
그래서 6시에 나가 5분 달리기-3분 걷기-20분 달리기 코스로 뛰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벽 6시면 나에게 이른 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러 나온 사람들이 꽤 많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어쩌면 누군가는 나를 보면 같은 생각을 하겠지.)
집에서 10분 거리, 하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뛰다 보면 계절의 흐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늘도 그 길로 달린 뒤, 천천히 걸어왔다.
6월 초에 만났던 아기 오리들이 어느새 훌쩍 자라, 물가에서 털을 고르고 있었다.
하천의 징검다리에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물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있으니, 그제야 주변의 소리가 하나씩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달리기 할 때도, 걸을 때도 항상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데
바람 소리, 물소리, 새소리로 시작하는 하루는 정갈하고 상쾌하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고 난 후 돌아오는 길,
문득 아메리카노가 생각났다. (내가 허락하는 유일한 커피...)
요즘은 뭘 먹기 전에 그 음식이 혈당, 인슐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먼저 검색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간헐적 단식을 하는 중이라 공복이었고, 공복에 커피는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잠시 망설였다.
그런데 고민이 되는 일을 왜 굳이 하려는 걸까.
빈 속에 꼭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할 이유가 있을까.
사실 누군가 타준 커피 한 잔이 간절했던 것 같다.
작은 보상이 필요했던 마음.
'왜 지금 내가 그걸 먹고 싶을까?'
요즘은 그렇게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여유가 생겼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아메리카노도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커피를 찾게 된 걸까.
보상 심리였던 것 같다.
남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
이거라도 내가 나에게 사주고 싶은 마음.
마음을 다스리고 집에 와서 얼음을 넣은 시원한 보리차를 마셨다.
그리고 아이들이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오전에 잠시 아이들과 산책을 다녀온 뒤엔 결국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그땐 마실까 말까 망설이지 않았다.
커피가 정말 필요할 때는 고민조차 없다.
고민한다면? 안 먹어도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