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남는 건 사람

아이 셋과 지구별 여행 중

by 오로시


작년 치앙마이에서는 망고할아버지를 만나 치앙마이가 기억에 많이 남았고

https://brunch.co.kr/@olosi2222/1


올해 방콕 여행에서는 내 친구 Ted와 만난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일하는 테드는 내가 도착한 날부터 세미나가 있어서 방콕 떠나기 전날에야 만날 수 있었다.


방콕 올드타운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아직도 올드타운에 사는 테드는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테드와 왓포 사원을 구경했는데 디자인을 이중전공한 그답게 아주 디테일한 부분들, 내가 혼자 갔다면 놓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것들을 알려주어서 고마웠다.



이 둘 중에 누가 여자고 남자일까요?

정답은 왼쪽 동상. 왜냐하면 자세히 보면 왼쪽 동상을 보면 (사진 기준으로) 오른쪽에 아기가 보인다!


왓포는 태국 사원이지만 중국, 이슬람 문화가 섞인 흥미로운 장소였다!

올드타운에는 왕궁도 있고, 여러 사원이 있지만 그 모든 곳을 가기엔 금액적인 문제도 있고

왕궁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이들과 가기에는 그나마 한 적한 왓포로 선택했다.


대웅전에 비석이 2개가 있다

비석이 2개 세워져 있는 건 왕실의 지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는 아유타야에서도 볼 수 있다.

주위에 불상들이 둘러싸여 있는 것도 아유타야에서 받은 영향!

위 사진은 아유타야.


테드와 올드타운을 걷는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내가 방콕에 올 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고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친구를

만나다니. 게다가 나는 SNS를 하지 않아서 12년간 소식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테드는 결혼을 하고 아이 셋과 함께 방콕에 온 나를 신기해했고 ㅋㅋ


10년 넘게 안 쓴 영어 때문에 이 친구한테 연락할까 말까 망설였던 시간이 아까울 만큼 좋은 시간들이었다. (아.. 물론 그동안 영어 공부 안 한 건... 후회했다)


테드가 맛있는 저녁까지 대접해 줬는데

나는 한국에서 사 온 선물들(부채, 자석, 펜, 엽서세트)과 우리가 브라이튼에서 찍었던 사진과 내가 작년에 쓴 책에 편지를 써서 주었다.

다른 선물은 웃으며 받다가

내가 쓴 책과 우리의 사진을 보고 울먹이던 테드.

나도 테드는 우리의 의지로 영국 브라이튼을 떠나온 게 아니고 가족의 문제로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와야겠기에

그 시절을 행복하지만 아프게 추억하고 있었다.

12년 전의 우리


요즘 태국 MZ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고, 흥미로웠다. 물론 테드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여행책에서 읽었던 내용과 다른 점이 분명히 있었다.

나는 테드에게 엽서를 사고 싶다고 말했는데

같이 돌아다녀봐도 엽서가 없었다.

(요즘.. 엽서를 사는 사람은 없겠지... ㅠㅠ)

테드가 자신이 내일까지 구해서 후아힌 숙소로 보내주겠다고 이야기를 한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테드에게 문자가 왔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엽서를 그랩으로 보내주겠다고.. 그렇게 해서 나는 테드가 직접 그림엽서와 태국 엽서세트를 받게 되었다.

여전히... 친절하고 다정한 테드.

네가 어디에 있든 행복하길 빌어

우린 또 만날 수 있을 거야.

왠지 그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