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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나투스 Feb 21. 2022

열등감, 겸손이라는 탈을 쓴 감정

자존감이 커지려면


제가 어떤 일에 대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좋던 나쁘든 간에 결과가 나오고 후에 모든 일련의 과정을 스스로 평가할 때, 내가 해낸 것이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잘난 척하려고 대단한 결과에 대해 별 것 아니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제가 해낸 것들을 작게 생각하는 거죠.


당시 <몸에 좋은 것은, 쓰다> 글쓰기 정규 모임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는 사업을 4년 정도 했어요. <독서기반 커뮤니티>라고 책/영화(컨텐츠)를 보고 와서 감상문을 제출하고, 발제문을 토대로 대화를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했답니다. 많이 생소하기도 한데, 서울에서는 <트레바리> <문토> <크클> <취향관>과 유사한 커뮤니티 사업이라고 보시면 돼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는 제가 맡았던 업무대해서


 ‘해야 할 일이지만, 중요성은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여겼던 것 같아요.


제가 했던 업무는 외부 공간까지 합쳐 40평 정도 되는 공간을 청소하고, 정규 모임/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회원분들을 맞을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모임을 기획하고, 마케팅을 해서 회원들을 모집했죠. 마케팅이라고 해서 딱히 어떤 기술이 있었다기보다, 돈을 내면 google, facebook에서 노출이 됐었죠.


이벤트 <빛이 없는 밤>


'아무튼'


 제가 실질적으로 했던 업무에 대해서 스스로 높게 사지 않았고, 같이 일하던 디자이너 한 분과 다른 공동대표가 정말 핵심적인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치는데 지장이 없도록, 제가 어시스트한다고 스스로 여겼어요. 그 동료들도 그리고 어느 회원분도 저의 포지션을 낮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저 스스로를 그렇게 여겼던 거죠.


저는 업무상 블로그/인스타에 글을 쓰거나 모임에 참여하게 될 때 감상문과 같이 글을 많이 썼는데, 스스로를 낮게 평가한 것과는 다르게 제 글에 대해서 좋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나 있었어요. 근데 저는 제 글은 단지 솔직하게 썼을 뿐 잘 쓴 글은 아니라는 반응으로 일관했었죠. 왜냐하면 저는 글을 쓸 때 의식의 흐름대로 정말 편하게 쓰거든요. 서론-본론-결론 같은 체계적인 구조도 모르고, 짧은 시간에 쉽게 쓰인 글이라고만 생각했어요. 래서 제 글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스스로 외면했던 거예요.


공사하던 시절의 사진


또 저는 실천력이 좋고, 완벽하게 하겠다는 마음보다 일단 실행하면서 깎아 나간다 라는 생각이 큰 사람이고 그게 또 저에게 편해요. 


- 42일간 인도 배낭여행을 간 것

- 420km 국토 대장정을 한 것

- 학교를 그만두고

- 1년간 주택을 직접 공사해서 사업을 시작한 것


에 대해서 스스로 대견해하거나 인정해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실행이라는 것이 저에게 그리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실행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거죠. 


이런 제 이야기를 듣고, 지인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어느 누군가에겐
 글을 그저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것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당신이 가진 기질이 남들과 다른 재능 일 수 있다’


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제가 해왔던 일이나, 제가 가진 조금 남다른 기질, 재능을 항상 작게 여기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다 보니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 나이만 먹고, 학력이나, 뾰족한 경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일축해왔던 거죠.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재능, 경험을 있다고 우기라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떨어져서 자신이 해왔던 선택과 과정들을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어느 정도 쓰다듬어주면서 인정은 해줘야 한다는 거죠.


비로소 자신에 대해 인정해줄 수 있을 때


 <자기 확신>, <자기 의존>과 같은 게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그런 믿음 위에 심적인 여유라는 게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그런 여유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또 함께 하고 싶지 않나요?


저는 사업을 하고 나서는 가족/친척들과의 자리가 늘 불편했어요. 그들도 저를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더 중요한 건 스스로가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인정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할 때는 항상 날이 서 있었고, 어울리지 못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스스로에 대해 조금씩 인정하면서 받아들이게 되니, 가족들과의 시간이 많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 자신이 스스로에 대한 인정과 확신이 있으니 마음이 안정되는 거죠. 그렇게 여유가 생기니 농담도 던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유튜브를 할 수도 있는 거죠. 제가 가진 경험과 능력에 대한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거죠.


저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그렇고 조금은 더 자신의 경험과 기질을 인정해주고, 여태껏 해왔던 것보다 조금 더 높게 사주셔도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사람들이 칭찬에 인색한 편이잖아요? 그게 왜 그렇냐면 스스로에게 역시도 인색한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살아봐요 우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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