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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곰웅이 Jan 10. 2023

쉼의 기억이 주는 효과

쉬자 맘껏

매일 빈칸이 있는 하루 보내기.


나에게 일 년은 104일(주말)만 유효했다. 일 년이 얼마나 짧고, 견뎌내는 평일은 얼마나 지루한지.


주말은 매주 찾아오는데도 매번 그리웠다. 오래된 연인도 이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 5일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주말시간은 아쉬움 가득하다.


쉬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사람은 쉬지 못한다. 알면서도 손에 쥔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잠시라도 유튜브 소리가 멈추면 시간이 아까워지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피로함을 알아채도 습관이 된 행동을 바꾸는 건 어려웠다.


모두 각자의 쉼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면서..

누군가는 혼자 돌아다니거나,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또 누군가는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서..


나는 주로 혼자 돌아다니기를 택한다. 최근에는 집 근처 산림욕장에 다녀왔다. 맑은 공기와 산기슭을 따라 보이는 저수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물결, 바위 따라 흐르는 계곡까지. 보고 있으니 그저 즐거워지는 풍경들에 신이 났다.


나무그늘 아래 원목의자에 누워도 보고 시들한 잎사귀도 구경했다. 존재감 확실한 날씨에 더해진 자연생물들. 빼앗긴 마음을 어디서부터 되찾아야 할지 고민하며 흙길을 걸었다.


앙증맞은 초록애벌레와 산책 나온 다람쥐가 반겨주는 길목은 그저 평화로운 웠다. 색색 잉어 떼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영롱했다. 이토록 평화롭다니 마음이 벅차다.


삭막한 도시살이는 해본 적도 없지만 평생 서울살이만 하다가 귀촌한 느낌이다. 선명한 초록배경과, 적절한 날씨, 싱그러운 공기까지.. 오래간만에 입력한 쉼의 기억에 휴식처가 생긴 것 같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것이 중요한데..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잊지 않으려 나는 오늘도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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