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초등학교때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제들에 글쓰기는 늘 빠지지 않았다. 하다못해 그림을 그리더라도 작품에 대한 설명을 적어야했다. 남들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술술 잘만 써내려가는데.. 나는 시작부터 막막했고,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친구의 손이 부러웠다. 글의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흰종이를 채우기 급급했던 지난 날이 떠오른다.
사실 내가 글쓰기에 관심이 생긴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트위터를 우연히 개설하게 되었고, 마음 속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200자가 채 써지지 않는 플랫폼 특성 덕에 가벼운 글쓰기를 자주 할 수 있었다. 머리가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할 때면 페이지를 열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새로웠고, 디지털 일기장은 어느새 안식처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오늘의 내가 처음이고 내일의 내가 처음이듯. 모두가 맞이하는 공평한 아리송함. 아리송한 하루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나’ 라는 존재.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꾸준한 글쓰기는 어려웠다. 한 동안 매일같이 쓰던 트위터 일기장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썼던 기억이 좋아서 가끔 찾더라도 멈추지는 않았다.
대화체의 글을 쓰기도, 설명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정해진 틀도 장르도 주제도 없었던 나의 글쓰기. 여기까지는 편안하게 적어낸 글쓰기지만 실은 멋진 문장에 빈틈없는 글쓰기가 탐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부족함 없는 글쓰기가 욕심이 나서 글쓰기에 관한 책도 읽어보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보기도 했지만 지름길을 찾기 위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그런 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잘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드문드문 욕심이 생겼다. 정말이지 글쓰기는 쥐뿔도 모르고 맞춤법이나 틀리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이런 시간이 좋다. 남들이 보면 한낱 흰종이에 까만글씨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별거아닌 하루가 별일이 되는 글쓰기. 보통의 일상에 빛나는 문장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