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m maum Nov 21. 2024

삶을 움직이는 힘  '도파민'

나는 45분 수업을 구성할 때 시작 5분은 학생들의 수업 동기유발을 위해 사용한다.

그날의 수업과 관련된 예능, 유튜브 영상 등을 보여주거나 수업과 관련된 학생들의 경험들을 들어볼 수 있는 열려있는 발문을 한다. 이 짧은 5분 동안 어떤 학생은 내가 의도한 대로 본격적인 수업 시작 전 동기유발이 된 학생도 있고 어떤 학생은 평소에 자기가 관심사가 아닌 부분이다 보니 흥미를 가지려는 시도조차 없는 학생도 있다. 그래서 그런 학생들을 수업시간마다 그리고 수업시간 외에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 학생들은 자기가 흥미 있어하는 것만 보고 듣고 즐기며 콘텐츠를 편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모바일 게임등 휴대폰 창을 여러 번 바꿔가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소비하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제시하는 내용들이 눈에 잘 안 들어올 수밖에 없겠다 싶다.


<부정적 도파민의 영향>

학생들에게 이 부정적 도파민이 더 큰 문제는 아직 전두엽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정적 도파민에 노출되어 중독되게 되면 감정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한 번씩 뉴스에 나오는 어린 학생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부정적 도파민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어린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만원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의 휴대폰 화면이 보이게 된다. 성인들도 똑같이 인터넷 쇼핑, 유튜브, sns, 메신저 등등 빠른 속도로 화면이 바뀐다. 심지어 웹툰을 보는 사람들은 화면을 그냥 막 넘기는 듯했다. 어떻게 저렇게 빠른 속도로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래서 현대인들 '초단기기억상실증'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방금 내가 뭐 하려고 이 앱을 켰더라?' 이런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도 유튜브는 내가 관심 있고 재밌어하는 콘텐츠를 귀신같이 제공한다. 그런 숏츠를 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것을 경험한 적 있다. 숏츠를 볼 때는 뭔가에 중독된 것 마냥 머릿속에서 어떠한 사고를 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도파민이 충족되는 듯했다. 그리고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튜브 앱을 끄면 뭔가 모를 허탈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다시 관성의 법칙처럼 다시 유튜브를 켜서 그 숏츠 파도에 휩쓸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걸들을 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 흔한 무선 이어폰도 나는 없다. 안 그래도 점점 자기 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개인주의적 삶이 강해지는 마당에 휴대폰 속 세상에 갇혀 내 의식까지 편향적인 사고만 하게끔 하는 유튜브에 날 맡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거나 운동할 때 조금 지루함이 있긴 해도 주변 사람들의 모습, 세상의 소음, 바뀌는 풍경을 더 듣고 보고 느껴보려고 한다. 지금 성인들의 유년시절도 분명 도파민을 찾아다녔을 것이다. 만화책, 오락실 등등.. 하지만 지금 학생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도파민을 소비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더 강력한 중독성을 지녔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파민: 양날의 검>

그렇다면 도파민은 최대한 절제하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아니다. 도파민은 양날의 검이다. 도파민을 잘 활용하면 내 삶이 더 윤택해지지만 잘못 활용하면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늪으로 빠질 수 있다. 그래서 긍정 도파민과 부정 도파민으로 구분 짓고 자신의 내면까지 잘 들여다보고 판단하여 긍정 도파민을 자극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럼 긍정 도파민과 부정 도파민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명확한 구분법을 제시해 본다.


<긍정 도파민 vs부정적 도파민>

긍정 도파민은 예를 들어 책을 읽거나 좋은 강연을 듣고 가슴에 와닿은 순간, 운동을 하고 얻게 되는 성취감 같은 것들이 있다. 학생들을 보면 열심히 노력한 대가를 얻은 성적표를 받았을 때, 축제에서 멋진 무대를 선 보였을 때,  체육대회에서 자기 반이 승리로 가는 길에 함께 일원이 되었을 때 등등이 있다. 이런 도파민은 발현될수록 나에게 더 좋은 영향과 성장을 가져다주는 긍정 도파민이다.

 반면, 부정 도파민은 과도한 음주, 도박 등등이 있을 수 있다. 학생들의 예로 보면 sns 중독, 숏폼 시청, 게임등이 있다. 이런 도파민은 발현될수록 나에게 안 좋은 영향과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도파민을 찾아야 한다. 도파민은 자극을 받으면 더 큰 자극을 갈망하게 되며, 그로 인해 더 많은 도파민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 구조에서 긍정적 도파민은 나를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지만, 부정적 도파민은 나를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뜨리게 된다.


<긍정 도파민 활용방법>

도파민.. 우리가 잘 통제하고 활용해야 할 인생의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생 긍정 도파민만을 지향하고 사는 것이 좋지만 빠르고 복잡하고 어지러운 이 현대사회에 그것이 어렵다면 부정적 도파민을 충족하고 싶은 욕구를 못 이기고 노출되었다고 해도 ' 아 이것은 부정적 도파민이구나'를 알아차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으면 된다. 예전에 전도연과 본 유재석의 대화가 기억난다.

전도연이 유재석에게 이렇게 묻는다. '술도 안 먹고 사람들도 많이 안 만나는데 무슨 재미로 사나요?'

유재석이 답한다. '여러 가지 재미가 있죠 방송을 하면서, 동료들과의 재미, 가족들과의 재미가 있어요. 남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재미를 추구하지는 않아요. 저 나름대로의 소소한 재미, 저의 만족감이 제일 중요해요. 운동도 매일 하고요. 이렇게 답한다.

유재석은 부정적 도파민 보다 긍정적 도파민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도 긍정적 도파민을 추구하기 위해 2-3일에 한 번씩 10km씩 달리기를 한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달리기다. 올해 지금까지 마라톤 대회를 7번 나갔고 매 대회마다 PB를 달성하며 충족감을 얻고 있다.

달리는 동안은 거칠어진 호흡과 무거워진 다리에 감각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쓸데없는 걱정이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결국 머릿속엔 내가 정말로 집중해야 할 중요한 한 가지만 남게 된다. 다 뛰고 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그 중요한 문제마저 좋은 해답이 찾아진 경우가 많다.


<결론>

결국, 도파민은 우리 삶을 활력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그 자극의 원천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을 알아차리고 조율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이를 가르치고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 나의 과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긍정적인 도파민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삶을 더욱 충만하게 만들기를 응원한다.

이전 02화 아름다운 선순환 속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