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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Jun 18. 2022

Amherst College 졸업식

Amherst College the 201st Commencement


2022년 5월 29일 미국 MA 주 Amherst College 제201회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 유튜브에서 유명 인사들이 미국 대학 졸업식에 가서 축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지만 직접 가 본 적은 없어서 호기심을 한가득 가지고 참석했습니다. 물론 마리아의 졸업을 축하하는 마음이 제일 크게 차지했고, 마음 한편에 미국 대학 졸업식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10시가 졸업식 시작인데 9시에 도착했지만 주차장은 졸업식장과 먼 곳에 해야 했습니다. 셔틀버스가 졸업식장으로 우리를 데려다주었답니다. 처음 타보는 미국 스쿨버스, 영화에서만 보던 그 스쿨버스를 탔습니다. 차가 어마 무시하게 컸고 차 안에 높이도 높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좌석 간격이 좁아서 가 앉아도 무릎이 닿을 정도였습니다. 혹시 초등학생용 스쿨버스인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졸업식장 근처로 오니 안내부스가 있어서, 졸업식 프로그램이 적힘 팸플릿과 부채, 물 등을 챙겼습니다. 종이팩 물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하는 애머스트 칼리지는 모든 휴대용 물을 종이팩 물을 준다고 합니다. 물맛에 종이 맛이 나는 오묘한 맛이었지만 환경을 위한하면 괜찮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미리 신청해둔 번역기를 받아왔지만, 잠시 사용하다 말았습니다. 졸업식장의 현장 분위기를 느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서 번역되는 말을 굳이 들을 필요없겠다는 생각에 조금 듣다 말았습니다. 애머스트 칼리지는 8-9개 나라 언어로 번역기를 준비했다고 들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드디어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대학 총장님을 선두로 모든 교수님들이 차례로 입장하면서 준비된 단상으로 올라가셨습니다. 파친코로 유명한 이민진 교수님도 애머스트 칼리지 영문학과 교수님이라 얼굴을 잠시 볼 수 있었답니다. 다양한 출신학교 가운을 입고 입장하는 교수님들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나이 들어도 개구쟁이같이 학사모 쓰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모자를 쓰신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교수님들이 모두 입장한 후 올해 졸업하는 501명의 학생들이 차례대로 입장했답니다. 이때 근처 자리에 있다가 자기 아이들이 보이면 가족들이 엄청난 축하와 괴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시끄럽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졸업식은 한국 졸업식과 비슷하게 학교 소개와 총장님 인사말 축사 등을 하고, 졸업생 축사를 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우수학생들 시상식도 하였습니다. 그다음이 오늘의 하이라이트 졸업장 수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호명하면 자기 졸업장을 받으러 나갔답니다. 커다란 판넬을 만들어온 가족도 있고 20-30명 대부대가 온 가족도 있었습니다. 꽤 긴 시간 학생들을 호명하고 졸업장을 수여했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한국 사람들 같으면 끝까지 안 듣고 자기 아이 이름 불리면 얼른 나갈 텐데 미국 사람들은 끝까지 다 착석해서 마지막 학생 호명할 때까지 앉아있었습니다. 거기에다 마지막 학생 호명할 때는 모두 거의 기립박수 각으로 그 학생에게 격한 축하의 몸짓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졸업식은 거의 3시간 가까이 걸려 끝이 났습니다.



애머스트 칼리지는 입학할 때도 가족들 식사를 주었답니다. 졸업식에도 졸업생 501명, 학부모 최소 1000명 이상 그리고 교직원들까지 아마 2000명 가까운 사람들 식사를 대접하였답니다. 잔디 곳곳에 천막이 쳐졌고, 테이블도 잘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데도 질서정연하게 줄 서서 식사를 하였답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마리아와 친구들 사진을 많이 많이 찍었습니다. 4년 전 입학 때 애머스트 칼리지 팻말이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졸업식 날 똑같이 기념사진 다시 한번 찍었습니다. 애머스트 칼리지를 언제 다시 올지 몰라서 프로스트(애머스트 영문과 교수님, 아직도 가야 할 길 시 저자) 동상 앞에서 더 한 장 찍었답니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14시간, 다시 차로 2시간 와야 있는 애머스트 칼리지, 작은 시골마을에 있는 학교! 이 학교에서 마리아는 자기의 꿈을 향해 4년간 열심히 살았습니다. 언제 다시 이 작고 평화로운 애머스트를 찾아오게 될지 모르겠네요. 마리아가 잘 살았던 애머스트 칼리지와 애머스트 마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대학생활 성실하게 한 마리아에게도 졸업 많이 많이 축하한다고 다시 말해봅니다.


애머스트 칼리지 201회 졸업식 참석은 제 인생에서 가장 멋진 경험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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