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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Apr 23. 2022

나는 미국 대학 꼭 갈래요(3)

3. 고등학교는 어느 학교를 선택하나요?

오늘은 중학교를 졸업하는 마리아가 고등학교를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학교선택은 맹모삼천지교처럼 엄마인 나도 아이와 같이 무척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었다.


마리아는 중학교 때부터 본인이 이것저것 혼자서 알아보더니 한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국적의 고등학생들이 미국 대학을 입학하기 위해 최적화된 자사고는 강원도의 M고, 용인의 Y고 라고 말했다. M고는 집에서 너무 멀어서  Y고 국제과를 진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때 성적이 거의 탑이어야 하고 그 외에 독서, 봉사, 기타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마리아는 3년간 정말 열심히 살았다.


시험 3-4주 전이면 나에게 핸드폰을 맡기며, 자기가 폰을 보고 싶을지 모르니 자기가 못 찾는 곳에 숨겨달라고 부탁도 했었다.(흐미 나라면 절대 못할 행동임) 내 딸이지만 좀 독하다 싶었다. 그 외에도 자기가 일일이 찾기 어려우니 여러 가지 비교과 활동을 좀 찾아달라고 했다. 나는 아이가 원할 때만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한 발짝 뒤에서 따라가는 포지션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원래 모든 사람들이 공부 막 하려는데 공부하라는 말 들으면 하기 싫어지지 않는가? 그래서 내가 먼저 이거 하자 저거 하자 말하는 것을 가급적 안 하려고 노력했다. 마리아가 원할 때만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일 때는 솔직히 모른다 하고 본인이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나도 척척박사는 아니니 다 해줄 수는 없었다.


이렇게 중3 생활을 성실하게 해가면서 3학년 2학기가 되어 고등학교 선택을 할 시점이 되었다. 무척이나 선택하기가 어려웠었다. 우리가 사는 광명지역에서는 Y고 진학을 10년간 2,3명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때 마침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된 타 중학교 출신인데 Y 고 입학한 한 살 많은 선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학생은 몹시 바빠 그 어머니를 마리아와 함께 만나보았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우리 마리아는 거기 가면 딱 꼴등할 것 같았다. 그 고등학교에 입학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많은 공부를 미리 선행을 하고 오고, 알아서들 비교과 봉사 이런 것들을 척척 이루어 가는 이야기를 들으니 좀 주눅이 들었다.

Y 고가 우리를 뽑아준다는 보장도 없었고, 무엇보다 Y 고를 다닐 때 마리아가 행복할 것 인지 생각해 보니 아닐 것 같았다. 한마디로 우리가 거기 입학하면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질 것 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물론 Y고는 지금도 무척 명문이고 매우 훌륭한 고등학교이다. Y고 진학한 선배학생과의 만남으로 마리아와 마리아 엄마인 나 같은 사람한테는 이 학교가 안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천안에 있는 B자사고에 남녀 30명 딱 한 반만 선출하는 국제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유명한 사립고 '필립스 엑시트 아카데미'의 '하크니스 테이블'이라는 토론 시스템으로 아이들 교육을 시키고, 학교 내에서는 전부 언어를 영어로 사용해야 하며, 교직원이 17명인데 대부분 아이비리그와 준 아이비리그 석박사 원어민 선생님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졸업생들도 미국 유수 대학에 많이 입학시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Y고처럼 널리 알려진 학교는 아니었지만, 어찌 보면 더 알짜배기 학교인 것이었다. 일반 사립고 학비에 기숙사비 정도만 내면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학비도 Y 고의 반절 정도만 들었다. B고는 H 그룹이 이 학교 재단이었는데, 솔직히 일반인들은 어떤 시각일지 모르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좋은 시스템으로 아이들을 교육시켜주니, 감사하는 마음이 매우 컸다. 좀 더 이 학교가 오래 지속되길 바랐는데, 지금은 여러 사정으로 더는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으니 안타깝다.

이렇게 마리아는 중학교 시절 최선+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가지고 B고 국제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천안이란 도시를 대구에서 명절 때 올라올 때 지나만 다니다가 마리아 고등학교 3년간은 정말 자주 왔다 갔다 했었다.

벚꽃으로 유명한 그 학교, 캠퍼스가 유독 아름답고, 고등 야구부가 유명하고, 근처에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곳에서 마리아는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리아의 고등학교 선택을 할 때 내가 일반적으로 유명한 학교에 원서를 쓰지 않고 좀 더 신중했던 이유는 나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때문이었다. 나는 82년도에 고등학교 입학을 했다. 우리 학교는 장래희망에 "현모양처"를 적어내면 선생님께서 다시 하고 싶은 것을 새로 적어서 내라고 했다. 그럼 아이들이 아우성쳤다. 현모양처가 어떠냐고? 그러면 선생님께서 너희들이 30-40대가 되면 그때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직업을 가질 것이다. 지금처럼 여자들이 집에서 살림만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미래에 한국 사회를 책임질 훌륭한 여성을 키우는 학교이다.라면서 우리에게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하도록 노력했었다. 실제로 울 기수 900여 명 졸업생 중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2,3명만 제외하곤 모두 대학을 진학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는 매주 토요일이 수업이 없고 방과 후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으로 4시간을 채우게 했었다. 그것도 3개월이니 아 6개월마다 바꿔서 할 수 있게 했다. 공부가 다가 아니고 다양한 예체능과 취미활동을 해야 훌륭한 인재로 클 수 있다는 교육관이 있던 학교였었다. 한 학기에 한 번은 이런 동아리 활동한 것을 발표회 예술제를 통해 솜씨를 뽐내게도 했다. 나는 그냥 뺑뺑이 돌려 얻어걸린 고등학교였지만, 훌륭한 여고를 나온 덕분에 지금 내가 여기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여고 때 한 여러 활동들을 생각하면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많이 떠오르니 말이다.


이런 경험 탓에 나는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지가 좌우될 수 있다고 본다.. 큰아이 바오로 때도 그랬고, 마리아도 그렇고 좀 더 아이들 성향에 맞는 학교를 입학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한국에서 몇몇 특목 자사고를 제외하면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좀 한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는 일반 고등학교 다니면서 미국대입을 혼자서 준비하기엔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 곳곳에 훌륭한 분들과 정보를 퍼주는 카페 블로그 등이 있으니 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나에게 진료받은 한 고등학교 학생이 특성화 고를 다니는데, 그 고등학교에서는 항공 쪽으로 미국 유학을 많이 보내고, 자기 학교에 이쪽만 전문으로 봐주시는 선생님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내가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지만 숨어있는 곳곳에 이런 훌륭한 선생님이나 학교가 있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마리아는 Y고 가고 싶어 했지만, 나의 일을 하면서 다른 Y고 엄마들처럼 내가 아이를 서포트 할 자신도 없었고, 그 학교 아이들처럼 그 많은 사교육을 할 자신도 없었다. 그냥 우리 분수에 맞게 B 고를 선택했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Y고 선택을 안 하고 B고 선택을 한 것은 잘 한 것이었다. 그당시 Y고 국제과는 마리아와 같은 기수 아이들 대부분이 스카이 자유전공이나 어학특기, 글로벌 전형 등으로 진학을 했고, 일부만 미국 대학 진학을 했다. 그러나 B고 울 기수 아이들은 대부분 미국 대학과 일본, 홍콩 등의 최우수 대학으로 진학을 했으니 말이다.


사실 해마다 입시도 달라지고 그때그때 트렌드도 달라서 7-8년전 고입관련 글을 적는 게,  지금 고입대입 하시는 분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기는 하다. 그래도 이렇게 역사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글로 남겨 둔다면 소수의 분들에게라도 도움이 될까 싶고, 내가 아이들과 함께한 부분을 기록한다는데 의미를 두고싶다.


오늘 중요한 포인트는 부모는 아이 한발짝 뒤에서 따라가야하고, 아이의 환경을 잘 살펴보고 도움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음편은 B고등학교  국제과 생활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PS: H 그룹 김 모 회장님 다시 울 아이들 했던 국제과를 개설해주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아이들도 미국 대학 꿈꾸는 아이들이 큰 돈 안 들이고 사교육 거의 없이 자기의 꿈을 성취할 수 있게 말입니다. 개천에서 용나게 해주는 시스템이였는데 없어져서 너무 아쉽습니다.

당신이 키워낸 아이들이 다시 나중에 H 그룹에 큰 도움을 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과거 삼성,SK등의 그룹들도 미국 영국 최우수대학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지금은 그런 부분이 대부분 없어져서 너무 아쉽습니다. 다시 대기업이 가난한 한국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주는 제도가 부활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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