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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Apr 22. 2022

나는 미국 대학 꼭 갈래요.(2)

2. 나의 아이는 무엇을 좋아하나요?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요?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대학을 가기 위해서, 지적 만족감을 위해서, 드물긴 하겠지만 그냥 공부가 좋아서 등등 공부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매우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라도 어떤 목적으로 공부를 하든 목적과 목표는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백배 낫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목적이나 목표 없이 공부해 보면 공부의 질과 성과가 매우 미흡함을 알게 되니 말이다.

중학생 마리아는 미국 대학 가겠다는 목표과 화장품 관련 일을 하는 게 꿈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얼굴을 캔버스처럼 다양하게 화장을 해보고, 여러 화장품에 대해서 찾아보고 하면서 중학생 때는 네이버 화장품 블로그까지 만들어서 우수 블로그가 되기도 하였다. 그때 내 나이 또래 엄마들은 나에게 종종 아이가 화장품에 너무 관심 가지면 공부 적게 할 텐데, 왜 화장품을 사주고 그러냐고 말했었다.

그러나 나는 이분들과 생각이 많이 달랐다.

나의 어린 시절 나는 어마어마한 순정 만화 광이었다. 정말 엄마 몰래 만화방을 엄청 다녔고, 용돈은 모두 만화책 보는데 탕진을 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어서 순정만화가 하이틴 로맨스 소설로 옮겨갔었다. 그 시절은 책을 살 엄두는 안 나던 시절이었다. 친구들끼리 공동으로 빌려서 보았고, 일정한 시간이 되면 다음 친구에게 책을 넘겨줘야 되었다. 그때 하이틴 로맨스 책을 100권 읽었다 200권 읽었다는 친구들을 우리는 우러러 보기도 했었다. 나는 아마 100권 넘지는 않아도 그 가까이는 읽은 것 같다. 물론 그때 그 책 읽다가 선생님에게 들키면 책도 뺏기고 벌도 받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읽은 많은 로맨스 소설의 내용을 보면서 인간관계와 사람들과의 소통 방법을 배운 것 같다. 그러나 그것보다 책을 빨리 읽고 친구들에게 주어야 돼서, 엄청나게 빨리 읽는 신공을 발휘해야 되었으니, 저절로 속독법을 터득하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마리아의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나 나의 만화와 하이틴 로맨스 탐독(지금은 중드와 중국어에 빠짐)이 결국은 도움이 되었으니 말이다. 범죄행위나 범법행위만 아니라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공부에 방해된다고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 보다 적당히 할 수있게 해준다면 좋지 않겠는가? 무조건 금지는 지양해야 하지 싶다.

무엇인가 골몰히 빠지고 몰두할 수 있다면 그 아이는 이미 집중력 갑인 아이인 것이다.

(단 게임에 대해 내가 무지해서 게임 쪽에 대한 부분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마리아가 화장품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하게 두었더니 나중에 화장품 전문 책들로 책장이 채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한의사 후배 중에 수소문을 해서 아모레 연구소에 들어간 조** 연구원을 마리아와 만나게 해주었다. 실제로 조 연구원 덕분에 마리아는 더욱 화장품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기의 앞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가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주위에 아이가 관심 가지는 분야 분들과 만나게 해 주는 것이었다. 그다음은 마리아가 알아서 조 연구원과 이메일과 유선으로 소식을 전하곤 했었다. 그리고 아모레에서 하는 여러 프로그램들도 참여하였다. 이렇게 마리아는 화장품 블로그 운영과 화장품 연구원과의 멘토링을 하면서 화장품 관련 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나의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엄마인 우리는 잘 알고 있을까?

힙합을 좋아하는 딸을 말리다 말리다 결국 포기하고 후원해 준 제 동기(이 친구는 아빠임)도 있다.

과학고 갈 정도로 머리 좋은데도 거기 안 가고 공고를 갔다가 전문대를 간 아들 때문에 힘들어하던 자매님,,, 그러나 그 아들 나중에 전문기술직으로 대기업 취업 누구보다 빨리 사회에 나가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

어떤 선배의 아들은 미국 아이비리그 나왔는데도 한국 음악채널 방송국에 입사했는데 부모는 처음에 부모들이 실망하고 황당해 했지만, 지금은 잘 지내는 집도 봤다.

우리 부모들은 결국 자식들에게 지기 마련이다. 자식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부모 시각으로 보고 처음엔 반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은 모두 자식들에게 지는 것을 보았다.

그러니 나중에 힘들어하지 말고, 지금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할 때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하는지 잘 살펴보길 바란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중에서 아이의 미래를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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