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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Jan 17. 2023

수달은 양쯔강의 모든 물을 마시려고 덤비지 않는다.

[100-17] 백일백장 글쓰기 9기


수달은 양쯔강의 모든 물을 
마시려고 덤비지 않는다. 

水獭不会贸然扑向长江, 
喝掉那儿所有的水。



사이토 히토리의 '부자의 운' 이라는책을 읽는 중이다. 책 p65에 '필요 없는 것을 많이 가지려 하면 고통으로 돌아옵니다.'에서 뭐든 적당히 가지는 게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수달이 양쯔강 물을 다 마시면 배가 터져 분명 죽을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 야채가게처럼 많이 야채를 가지고 있으면 다 먹지도 못하고 썩혀 버리게 된다. 돈이나 다른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로 자기한테 필요 없는 것을 자꾸 많이 얻으려 하면 고통을 받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중용의 도리를 아주 쉽게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다.



그럼 내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욕심내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이 제일처럼 떠오른다. 다 읽지도 못하는데 꾸역꾸역 책을 산다. 몇 년 책장에 꽂혀있다가 이사를 할 시점엔 중고 판매를 하거나 너무 오래된 책은 재활용 신세가 되기도 한다. 몇 번의 이사를 통해 예전보다는 보유하는 책도 많이 줄어들고, 구입량도 많이 줄었지만 한 번씩 또 구매욕이 발동되는 경우도 있다. 아마 끝없는 지식욕 때문에 다 읽지도 못할 책을 또 사고 또 사는 것 같다.



*책 버리기에 관한 글



그다음은 가방이다. 나는 가방이 너무 좋다. 그래서 백백3기 때 가방에 대한 글도 적었다. 혹 내가 미술 쪽을 전공했다면 가방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엄청난 고가의 명품 가방을 사는 건 아니다. 그냥 딱 내 취향에 맞는 가방을 많이 구입한다. 이것도 감당이 안될 정도면 한 번씩 나눔을 통해 정리하는데, 언제 또 쌓이는지 가방이 하나둘 늘어서 둘 곳이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가방을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많은 사람이라고 심리학에서는 말한다. 아마 역마살, 노마드 정신 이런 게 DNA에 심어져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여행용 캐리어도 다른 집보다는 더 개수가 많을 거라 추측된다.



*가방에 대한 글


다행히도 이 두 가지 말고 나는 다른 것엔 그다지 욕심이 없어서 넘치게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

나의 언니는 그릇을 너무 사랑해서 싱크대도 꽉 차있고, 그릇 장식장이 크게 두 개 따로 있는데도 거기도 그릇이 가득하다. 어떤 친구는 등산을 좋아하는데 등산복이 메이커별 색깔별로 다 갖추고 있고, 신발까지 완벽하게 가지고 있다. 아마 나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은 이런 물질적 소유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는 게 분명한 것 같다.


양쯔강 물을 다 마실 수달이 될 건지, 적당히 마시는 수달이 될 것인지는 나의 선택의 문제일 것 같다. 지식의 부족이나 목마름이 책 욕심을 부추겼고, 여행에 대한 갈증이 가방 욕심을 불렀다고 생각된다.

세상 지식 다 알 필요도 없고, 세상 모든 곳 다 가볼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꼭 원하는 지식과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을 잘 선택해서 나의 욕심이 나 욕구가 잘 충족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양쯔강 물 다 마시다가 배 터져 죽는 수달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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