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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Jan 18. 2023

MOVIE

[100-18] 백일백장 글쓰기 9기


현실을 마주하고서
믿음을 잃어버린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환상의 힘'을 되찾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를 빼면 내 인생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안방에서 온 식구가 다 같이 자고, 다른 방은 세를 주어 부모님이 알뜰하게 저축하며 사는 집이었다. 그런 환경에서도 나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영화 보기를 너무 좋아하였다. 밤늦게 혼자만 자지 않고 '명화극장','주말의 명화' 등은 꼭 챙겨 보았다. 토 일 낮 시간에 재방송도 반드시 시청했다. 명절이나 연휴에 특선영화는 절대 놓치지 않고 보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문화교실'이라고 해서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 전교생이 대구 시내 큰 극장에 상영하는 명작 영화들을 보러 가는 행사도 있었다. 집 TV 브라운 관으로 보는 영화와 엄청나게 큰 상영관에서 음향 시절 빵빵한 상태에서 보는 영화는 차원이 달랐다. 그때 봤던 영화로는 벤허, 전쟁과 평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등 주옥같은 명작들이었다. 그러면서 영화가 점점 더 좋아졌다.


조금 시간이 흘려 20대가 되었을 때는 비디오 대여점이 생겼다. 각 가정에서 비디오로 영화를 보는 시절이 된 것이다. 운 좋게 우리 집 바로 앞에 비디오 대여점이 생겨서 우리 형제들은 정말 많은 비디오를 대여해서 보았다. 명작들은 보고 또 보고 하였다. 신혼 때 마포에서 1년 살고 이사하면서 비디오 대여점에 일 년간 대여한 숫자가 300개가 넘어 너무 놀랐다. 아무튼 정말 영화를 많이 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CD플레이어로 영화를 보는 시절이 오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는 CD를 많이 구입했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OTT가 나와서 마음껏 영화며 드라마나 공연 등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수년 전 20년 가까이 사용한 TV가 장렬히 전사해서 드디어 스마트 TV를 장만하고 그 유명한 넷플릭스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때 한 6개월 정도는 엄청나게 많은 영화와 좋아하는 중국 드라마를 눈이 아플 정도로 시청했었다.


이렇게 내 인생에서 영화를 빼고 말하면 안 될 정도로 영화 보기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20대에는 영화 평론가가 되어보면 어떨까 생각도 했었지만, 일천한 나의 글 솜씨와 영화 지식의 부족함에 애당초 포기했다. 그냥 나는 열심히 시청하는 시청자로 만족하고 살고 있다.


활발한 편인 나도 삶의 여정에서 어떤 때는 많이 기운이 다운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유쾌하며, 해피엔딩인 영화들을 본다. 그 영화를 보면서 에너지를 얻고 즐거운 일상을 이어간다.


간혹 너무 슬픈데 부득이하게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부러 엄청 슬픈 영화를 골라서 휴지 한통 옆에 두고 눈물 콧물 흘리면서 영화에 몰입한다. 울 엄마 아버지 돌아가신 뒤에 여러번 그랬었다. 그러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고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


젊은 시절엔 무서운 영화도 잘 보고 잔인한 장면 나오는 것도 잘 봤지만, 요즘은 무서운 영화, 폭력적인 영화, 욕 많이 하는 영화는 무조건 안 본다. 그런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내 마음과 정신이 이상하게 피폐해지고 기운이 없어진다. 왠지 좋은 것만 보고 살고 싶다.


많은 영화들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판타지나 SF 영화이다. 현실의 삶과 완전히 다른 영화들을 좋아한다.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부터 마블 영화도 엄청 좋아한다.

옛날에 스타워즈 시리즈를 좋아해서 둘째 임신하고 만삭인데도 종로 서울극장까지 가서 영화를 보기도 했었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을 좋아해서 최근 나온 아바타부터 과거에 나온 어비스 까지 다 보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도 좋아한다. 아름다운 화면에 우리의 꿈과 환상을 펼쳐주는 판타지 영화들이 나는 정말 좋다. 어떻게 보면 이런 판타지 영화들이 나에게 환상의 힘을 키워줘서 에너지를 샘솟게 했을 지도 모른다.


오늘은 견자단의 "천룡팔부, 교보 이전" 시사회 겸 토크쇼를 보기 위해 용산까지 갈 예정이다. 무협영화는 두 번째로 내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이다. 며칠간 영화 관련 이야기를 적을 예정이고, 내일은 무협영화와 견자단 이야기를 해드리겠다.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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