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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Apr 27. 2022

나는 미국 대학 꼭 갈래요.(5)

5. SAT와 ACT 뭘 해야 하나요?



2018년 방문했던 하버드대학 기념품샵


처음 B고 국제과 학부모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3월에는 학부모인 나는 미국 대입을 정말 몰라도 너무도 몰랐었다. 제일 처음엔 뭐 어떻게 되겠지란 마음과 학부모 모임에 가면 많은 정보를 얻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첫 모임에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을 겪었다.

어머니들이(아버지가 오는 집도 있었다.) SAT Subject Tests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그게 뭔지 전혀 몰라서, 나의 용감함을 발휘해서 'SAT 서브젝트 시험이 뭐죠?'라고 질문했었다. 아니 그런데 참 너무 강남스럽게 예쁘게 꾸미고 온 나보다 열 살은 젊어 보이는 몇몇 어머니들이 ' 아니 그게 뭔지도 모르고 아이를 미국 대학 보내신다고요?'라고 말했다. 그들의 싸한 눈초리, 어머나, 정말 화들짝 놀랐다. 그런 것 좀 모를 수도 있지 면전에서 핀잔을 주는 이분들은 도대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냥 교양과 예절이 부족한 맘 들이겠지라고 스스로 맘을 달래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하는 분들이었던 것 같다. 몇몇 어머니들은 나중에 하나도 모르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어느 집단이나 좀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윤활유가 되고 발끈 분기탱천해서 그때부터 책이며 인터넷이며 엄청 뒤지며 미국 대입에 대해서 공부했었다. 그들의 핀잔과 무시가 나의 의욕을 불태우게 했던 셈이다.


국제과 2학년 중반부터는 미국 대학 인증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엄청나게 미리 준비를 하는 집들은 고1에 이미 인증시험 성적이 마무리 되기도 하지만, 늦게 출발한 마리아는 학교 공부를 2년은 하고 난 뒤에 시험을 치르려고 고2 9월에 처음으로 ACT를 쳤었다.


미국 대학은 SAT든 ACT이 든 한 가지 종류의 시험 성적만 대학교에 제출해도 된다. 그러나 많은 한국의 유학원들에서 좋은 대학 가려면 두 가지 시험을 모두 보고 좋은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다 할 능력 되는 학생들은 그렇게 해야겠지만 마리아의 경우는 시간과 비용대비 모든 것을 경제적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학교 내신이 첫 번째로 가장 큰 비중이고 인증 성적은 그다음이었기 때문이다. 각 미국 대학 입학 사이트에 가도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제시해 둔다. SAT, ACT 둘 중 하나만 제출하면 된다고 말이다.


마리아는 외국에서 살아보거나 영미권 학교를 다닌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독해 속도가 좀 느린 편이였다. 모의시험을 봐보니 SAT는 지문이 길고 독해 실력이 뛰어나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었다. 딱 정확하게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문과 스타일은 SAT가 이과 스타일은 ACT 시험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마리아는 ACT가 좀 더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ACT만 보기로 결정했다. 개개인마다 적합한 시험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모의시험들을 한번 치러보고 각자에게 맞는 시험을 선택하는 게 좋다.

마리아는 ACT를 2학년 9월부터 겨울 방학까지 몇 번 치기로 했다. 한국 수능은 딱 한 번만으로 모든 게 판가름 나는데, 미국 SAT나 ACT는 여러 번 볼 수 있고, 그중에서 좋은 성적을 대학에 제출하니 좀 더 멘탈 관리에는 도움 되는 것 같다.(가끔 모든 시험 이력을 제출하는 학교도 있으니 시험 치르는 시기나 횟수를 잘 선택해야 한다.)


마리아는 학교 공부는 잘했지만, 영어의 벽이 높은 탓인지 늘 독해 시간이 부족해서 우리가 원하는 점수에서 조금 부족한 결과를 받게 되었다. 진짜 미국까지 가서 시험 보는 것이 싫었지만, 고3때는 내신에 올인해야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겨울방학 1월에 괌까지 시험을 보러 가게 되었다.

SAT, ACT 시험들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해서 성적을 산출하기 때문에 미국 고등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시기에 시험을 보면 좋은 성적을 본다는 속설도 괌 시험을 선택하게 했었다. 같이 괌에 갔던 친구들 중 몇몇은 한국에서 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지만, 마리아는 일관성 있게 비슷한 성적이었다. 딱 거기까지가 본인의 실력이었던 것이다. 우린 쿨하게 본인의 실력을 인정하고, 새 학기가 되면 그냥 내신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본인 욕심보다 5% 낮은 점수라도 거기 맞춰서 대학교를 선택해서 가기로 했다.


학부모 모임에서 핀잔을 들었던 SAT 서브젝트 시험은 수학과 화학 2과목만 준비했다. 이것도 다른 학생들은 4,5과목씩 준비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마리아 성향상 시험 여러 번 보는 것을 싫어하고, 학기 중 이것저것 하는 것도 싫어해서 전공할 화학과 관련되는 꼭 필요한 최소한의 과목 시험 만 했었다.

지금은 코로나 여파로 이 시험은 대학 입학 시 필수 요소가 아닌 것으로 변경되었다. 마리아 친구들 중에서도 여러가지 넘치게 준비하는 경우와 꼭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경우로 나뉘었다. 뭐가 더 좋다를 나 같은 평범한 엄마가 판단할 수는 없다. 그냥 각자 맘 편한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마리아는 ACT 최고점은 못했고 적당한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 부족한 것은 고3 생활 충실히 하고 대입 에세이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 SAT, ACT 점수제출에 대해 잘 설명해 준 타 블로그 글 참고해보세요.

https://m.blog.naver.com/josephlee54/222514039465


*SAT, ACT 에 대한 설명

SAT

[ Scholastic Aptitude Test ]

미국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 미국 대학에 진학할 때 입학 사정에 반영되며 여러 개의 시험을 통틀어 말한다. 그중 SAT 논리력 시험(SAT Reasoning Test)은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표준화된 시험이다.

미국 대학 입학 시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로 여러 개의 시험을 통틀어 말하며 ‘SAT 논리력 시험(SAT Reasoning Test)’과 ‘SAT 과목 시험(SAT Subject Tests)’으로 구성된다. 미국의 비영리 회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가 감독·실시하며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개발·편찬·채점한다.

(두산백과)

ACT

[ American College Testing ]

미국의 검사기관인 ACT(The American College Testing Program)에서 주관하고 있는 표준화된 학업성취도 검사이다. 대학교육에 필요한 일반적 학업 적성을 측정하였던 SAT와는 달리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기초한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시험으로, 영어 검사(English Test), 수학 검사(Mathematics Test), 읽기 검사(Reading Test), 과학 추리 검사(Science Reasoning Test)의 네 가지 하위검사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평가 용어 사전, 2004. 5. 31., 한국 교육평가 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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