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언명 May 02. 2022

나는 미국 대학 꼭 갈래요.(8)

8. 교사 추천서의 중요성


미국 대입에서 내신, 인증 성적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이 교사 추천서이다. 한국에서 자녀 수시 대입을 해본 분이라면 교사 추천서에 이 학생은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상도 이것저것 타고 이렇게 저렇게 잘하는 학생이니 그 대학가서도 잘 할 거라고 적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부분은 미국 대입 추천서에도 당연히 그렇게 적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 적는다고 학생들의 훌륭한 면모가 다 드러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 대학교는 리더쉽과 인성도 엄청 중요하게 본다고 들었다.


한국 대입 수시에 여러 해 전에 실제 있었던 일인데, 한 학생이 절친이 지체장애인데 학교에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이라 3년간 친구를 업고 교실 이동을 해준 케이스가 있었다. 이런 면이 크게 어필되어 대입 수시로 합격하였다고 들었다.

지금은 펀딩 같은 것을 인터넷을 통해서 학생들이 자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주 예전에 그런 것이 유행하지 않을 때였다. 한 학생이 화분을 사면 기부도 가능하도록 했고, 그 활동이 잘 어필이 되어 대학교 진학을 잘 했다는 말도 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 모두 이렇게 특별한 활동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 수시에서 이런 케이스들이 나중에는 대부분 알려졌고, 너도나도 따라 하니 대학 입학 사정관들도 아마 머리가 아프지 않았을까 싶다.(지금 한국 대입 시에서는 무조건 교내활동만 적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도 않은 가짜 봉사기록, 가짜 활동등이 많이 문제되어 대입수시에 블라인드 항목이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큰애 바오로 때도 한국 대입 수시를 경험했었다. 원칙은 교사 추천서를 학생이나 학부모가 볼 수는 없다. 물론 우리도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추천서를 작성하셨던 선생님들이 추천서에 이렇게 저렇게 적었다는 말을 해주셨었다. 그것으로 추천서 내용을 가늠할 따름이었다.


마리아 경우는 미국 대학 추천서의 경우는 한국의 경우보다 더욱 철저했었다. 절대 학생들에게 어떻게 적었다 말씀해 주시는 것이 없으셨다. 미국인들이 매우 자유롭고 개인주의를 즐기는 것 같아도 어떤 면에서는 융통성 없을 정도로 철저히 원칙을 지킨다는 것을 이 부분을 경험하고 알게 되었다.


마리아는 3년간 같이 생활하면서 매우 친했던 교사 분이 3분 정도 계셨다. 지금은 홍콩국제 학교에 계시는 L 선생님이시다. 과목은 영어였는데 마리아가 처음 고등학교 가서 영어에서 너무나 힘들어할 시기에 끝까지 큰 도움을 주신 분이다. 나중에 우리 가족은 홍콩으로 L 선생님을 뵐 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었다. 지금도 마리아와 자주 교류하면서 큰 도움을 주신다.

또 한 분은 빅 히스토리(Big History)를 전공하시고, 아이들 소논문을 지도해 주신 A 선생님이셨다. 이 선생님 덕분에 소논문을 잘 마치게 되어 정말 감사드린다.

또 한 분은 경제 과목을 전공하시고 국제과 전체를 총괄하신 W 선생님이셨다. 마리아가 3년간 선도부(영어로 기억이 안남 ㅋ)를 하면서 학교 질서유지에 도움을 주었다고, 항상 이 부분을 칭찬해 주셨다.

이렇게 여유 있게 3분의 선생님에게 추천서를 받기로 했다.

세분 모두 마리아의 장점을 많이 알고 계시고, 마리아 스스로 이 세분에게 부탁해야겠다고 결정했었었다.

엄마인 내가 이 부분에 관여한 것은 1도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L 선생님 만나러 홍콩 간 것과, 나머지 두 선생님과도 졸업 후 대학 합격 감사하다고 맛난 식사를 같이 한 것 말고는 없었다.


이제 미국 대입에서 교사 추천서를 받기 위해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을 적어보겠다.

3학년 1학기(미국 학제로는 4학년 1학기)가 되면 본인이 어떤 교사에게 추천서를 받을지 미리 정해야 한다.

물론 카운셀러선생님 추천서는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기본으로 받아야 하는 추천서이다. 그 이외의 교사에게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대학에 따라서 1명에서 3명까지의 교사 추천서를 받기를 원한다. 이 부분은 내가 지원하려는 미국 대학 입학 게시판 사이트를 보면 상세히 나와 있으니 그렇게 하면 된다. 일단 여유있게 3분정도 추천서를 받아두면 될 것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최소 2명의 교사에게 추천서를 받는다. 타학교로 전근 가셔서 현재 이 학교에 안계셔도 최소 1년 이상 학생을 지도한 교사이면 추천서는 받을 수 있다.

간혹 교사는 아니어도 이 학생을 잘 아는 외부인이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듣기는 했는데, 이 부분은 내가 잘 모른다. 그러니 입학하려는 대학에 이메일로 문의해보면 미국 대학들이 조금느려도 답장은 꼭 해주니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추천서를 어느 교사분에게 부탁드릴지 결정했다면, 교사분들에게 학생이 직접 가서 자기 추천서를 써줄 수 있는지 정중히 여쭤봐야 한다. 내가 저 교사분 찜해도 그 교사분이 가끔 학생들에게 추천서 작성을 못해주겠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 교사분들이 겉으로 웃으셔도 호불호가 분명해서 간혹 추천서 거절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학생들이 무척 당황해스러운 상황이 된다. 그래서 최대한 정중하게 부탁을 드려야 한다. 그리고 거절을 하면 쿨하게 다른 분을 찾아보아야한다.

그렇게 교사분들이 추천서 작성을 승낙하면, 다음은 2학기(9월) 되기 전에 학생들 본인의 레쥬메를 교사분들에게 보내드려야 한다. 이때 에세이 작성이 어느 정도 되었다면 초안이라도 같이 보내드려야 한다.

학생의 레쥬메와 에세이를 보며 교사분들이 추천서 작성을 하는 것이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가장 좋은 추천서가 나오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한국 고등학교에서 미국 대학교를 진학하실 분들이라면, 한국 교사분들에게 한글로 추천서를 받아 영어 번역을 하고 공증 작업을 한 후에 제출해도 되니 너무 걱정 말기 바란다.

혹 국내에 있는 국제 학교에 재학 중인 분들은 국제 학교 교사들이 미국 분들이라면 부모님이 가서 추천서 써달라는 부탁은 절대 하시면 안 된다.

한국에서는 엄마들이 학교 상담 가서 추천서 부탁하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예전 이야기이다.. 모두 10년 전, 지금은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은 고등학생이 자기가 직접 말 안 하고 부모가 부탁하면, 그 학생이 매우 자립심이 없는 나약한 아이로 여겨져서 좋은 추천서 받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조금 다른 정서이니 꼭 알아두셔야 한다.

그리고 추천서 써주실 선생님은 우리 아이에 대해서 가급적 잘 알고 우리 아이를 좋게 평가하는 선생님으로 정하는 게 좋다. 그래야 아무래도 좋은 추천서를 받게 되니 말이다.


내가 학교 카운셀러도 아니고, 대학 입학 사정관도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의 입장에서 알고 있는 교사 추천서 부분만 간략하게 써보았다. 지금 적은 글의 내용은 여러 해 전 입시경험이고,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다니는 학교가 다 다르니 대입 준비 상황이 모두 다르실 것이다.

확실한 것은 학생과 오래 생활한 교사이면서 가급적 학생을 좋게 평가해 주실 분에게 추천서를 받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대학은 전공에 따라서 수학교사 추천서, 영어교사 추천서 등등 필요한 과목 교사 추천서를 필수 항목으로 원하는 경우도 있으니 지원 대학 입학 게시판을 꼼꼼히 읽고 준비하시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것이다. 미국 대입 모두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미국 대학 꼭 갈래요.(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