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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해피오미
Feb 09. 2024
초보엄마는 눈치가 없었다.
육아가 이런건가요?
26살 때, 친구들중에서 가장 먼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임신을 했다.
첫 아이를 임신한 기간동안 어른들은 내게 말했다.
"뱃속에 있을 때가 좋은거야. 아기 나오면 너 좋은시절 다 가는거야~"
왜저러나 했다. 뭘 그렇게들 호들갑일까 했다.
초보엄마는 그저 이 무거운 배에서 탈출하고 싶을 뿐이었고, 어서 내 아기의 얼굴을 만나보고 싶을 뿐이었다.
내 바람과는 달리, 아이는 예정일이 3일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고 있었다, 결국 유도분만을 하기로 했다.
2007년 8월 28일.
유도분만
을 하루종일 하였으나 아이는 나오지 않았다.
2007년 8월 29일.
오후 4시 50분이 되어서야 아이는 겨우 내 배에서 나왔다.
3.95kg
이었다.
이때 나는 눈치챘어야 했다. 내 아이가 나의
껌딱지
가 될 것이라는 것을.
얼마나 엄마가 좋았으면(?) 저렇게 안나온다고 버텼겠냐 말이다.
나는 원래 몸이 약하기 때문에, 산후조리원 2주를 예약했었다. 아기가 신생아실에 갔으니 좀 쉬어볼까?
그러나 이게 왠걸. 수시로 유축을 하란다. 이게 쉬는건가 싶었던 순간.
시간맞춰 수유를 하러 간다. 조용한 분위기에 흐르는 클래식.
모두가 조용히 잘만 수유를 하는데 우리 애는 뺵빽 울기만 한다. 진땀이 흘렀다.
뭐지? 난 왜 우아하게 수유가 안되는 거지? 결국
젖병
을 사용했다. 육아책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는 순간.
2주후 퇴원하는 날, 간호사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아기가
많이 울어서 안아줬더니 손이 좀 탔어요"
초보엄마는 그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른채,
"아~네~ 고생하셨어요~"
웃으며 퇴원했다.
집에 와서 아이를 눕혔는데, 사이렌이 울리는 줄 알았다. "으앙~~~"
내려놓기만 하면 울어댔다. 품에서 잠들어서 살포~시 내려 놓았는데, 귀신같이 알고 깨어 울어댔다.
낮에도, 밤에도, 아이는 바닥에 눕질 않았다.
아니,
내가 아기를 낳았지 코알라를 낳았나?
왜 매달려서 내려오질 않는 것인가?
조리원 2주 퇴원 후, 2주동안 낮에 집으로 오시는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시며, 이틀만에 내게 말했다.
"저 이제까지 본 아기중에, 이렇게 안눕는 아기는 처음 봤어요. 저 가고 나면, 아기 엄마 정말 힘들겠어요."
나는 밤에 품에 안긴 아이를 보며, 울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육아가 이렇게 힘든거라고 왜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던거야???
(잊었니? 어른들은 임신기간 내내 얘기 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징조는 많았다. 단지 초보엄마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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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울면 좀 울게 놔둬도 된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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