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오미 Feb 14. 2024

아기가 울면 좀 울게 놔둬도 된다면서요?

대체 우리애는 왜그러는걸까?

내가 어릴 때, 그렇게 많이 울었단다. 버스를 탔다가도 애가 너무 울어 다시 내려야 할 정도로 정말 지긋지긋하게 울었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나는 생각했었다. '아니 애를 뭔가 불편하게 했으니까, 내가 그렇게 울었겠지, 아무 이유없이 그렇게까지 울었겠어?'


그런데 왠걸. 우리 애를 보니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조리원에서 손이 탄 상태로 집에 왔으니, 그냥 내 에서 조금만 떨어지기만 해도 울었다.


8월 말에 태어난 아이와 함께 내 품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코알라 상태 11월을 보내던 어느 날.


밤에 아이를 품에 안고 재우다가, 잠들었길래 슬며~시 침대에 내려놓았더니 또 빽~빽~ 울어대는게 아닌가.


에라~모르겠다. 나도 너무 힘들다. 너도 좀 울다 그치겠지. 어른들이 하는말에 '울다 지치면 제풀에 꺾여 잠든다'더라.


수면부족 만성피로로 시달리던 나는 스르르....아이의 울음을 뒤로하고 잠이 들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새벽에 눈이 번쩍 떠졌다.


맞다. 애 어떻게 됐지???? 이제 안울고 자나????


이게 왠걸. 애가 내옆에서 엎드러진 자세로 깨어서 울먹거리고 있다.


너 안잔거야??????


아니, 다른애들은 뿌엥~하다가도 지쳐서 울음 그치고 잠만 잘잔다던데 넌 도대체 왜이런거야???


정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런데 아이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 을 재보니 38도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급히 남편을 깨워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 날아든 소식.


100일이 안된 아기는 열이나면 무조건 검사를 하고 입원을 해야 한단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이어진 척수 검사는 보호자가 보면 안된다며, 커텐을 치고 진행되었다.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


검사 이후에는 4시간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서는 안되고 누워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백일도 안된 애는 이유를 모르니 또 입원실에서 몇시간 동안 울기만 했다.


아니 내가 뭘 잘못했나? 그저 좀 지쳐 울다 자겠거니 싶어서 애를 좀 눕혀둔게 이렇게까지 크게 될 일이었나?


너는 왜 다른 아이들처럼 대충 울다 자지를 않고, 그렇게 끝까지 바락바락 울다 이지경이 되었나?


아이를 향한 원망이 밀려왔다. 또 한편으로는 큰 일없이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함께 밀려왔다.


11월 18일은 우리 부부의 첫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우리의 첫 결혼기념일은 그렇게 병원에서 지나가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보엄마는 눈치가 없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