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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오미 Feb 25. 2024

공부방 밖에서는 아는 척 하지마!

선생님도 마찬가지야.

40대 극내향인으로서, 영어공부방 운영4년차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오면 꼭~한 번씩 하소연 하는 얘기가 있다.


"선생님~이 오빠 학교에서 만났는데 자꾸 놀려요~"


"선생님~ 학교에서 OO가 @#$#%#$%"



오면 수업하기도 바쁜데 이런 하소연은 길게 들어주면 안된다. 그렇다고 완전히 모른척 할 수도 없다.


"자, 선생님이 뭐라고 했지???"


"공부방 밖에서 서로 아는척 하지말라고 했어~안했어~?"


처음에는 애들이 눈이 똥그래져서 "네에??" 하는데, 이제는 내가 농담 반~진담 반~ 얘기하는 거라는걸 알기 때문에 아이들도 이 이상한 규칙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또 누가 "선생님~누가 학교에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 한마디만 하면 된다.


"선생님이 뭐라 그랬지?? 학교에서 만나면?"


그럼 애들이 자동으로 대답이 나오고 웃음꽃이 핀다.




어느날 한 남학생이 저 규칙에 이의를 제기하듯 내게 물었다.


"그럼 선생님도 밖에서 만나면 아는척 하지 마요???"


"응, 나 봐도 아는척 하지마. 나도 아는척 안할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애들이 그런게 어딨냐며 웃겨서 난리가 났다.



나는 밖에나가 걸어다닐때, 앞을 보고 있지만 사람얼굴을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길에서 사람을 잘 못알아볼 뿐만 아니라, 누가 날 알아보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 아이들이 공부방 밖에서 만나면 인사를 안해서 서운하다는 원장님들도 계시던데, 나는 인사 안하면 땡큐다.


대신 인사하면 누구보다 반갑게 높은 텐션으로 인사해준다.


(특히 사춘기 중딩들의 경우) 인사 안하면 나도 인사 안하고 쿨하게 지나간다.


어때? 얘들아? 나 쿨한 MZ선생님같지?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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