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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오미 Mar 03. 2024

여기는 3층이에요.

괜히 말했어.

우리집은 10층 아파트에서 3층이다.


내가 엘레베이터를 누르고 기다리고 있으면, 윗층에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꼭 한 번씩 1층인줄 알고 내리려고 한다.


나는 극내향인이라,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거는 것을 안좋아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가만 있는다.


하지만, 정말 모르고 내리려는 분에게는 "여기는 3층이에요" 하고 말하며, 엘레베이터를 타곤 한다.




남편과 함께 밖에 나가려고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던 어느 날. 난 폰을 잠시 보고 있었다.


3층문이 열리고, 한 남자 청년이 내리려고 했다.


난 반사적으로 "여기는 3층이에요"가 튀어나왔다.


내 말을 듣고도 그 남자 청년은 내렸다.


그렇다.


우리 옆집에 사는 가족 중, 아들이었다.


그리고 그는 윗층에서가 아니라 1층에서부터 올라오고 있었는데, 내가 폰을 보느라 그걸 못 본 것이었다.


참고로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랑은 서로 인사를 한다. 고딩, 대딩인 자녀들과는 서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나는 사람얼굴 인식을 잘 못해서 내 지인 아니고는, 밖에 나가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아직 옆집 자녀들 얼굴을 잘 모르겠다)


길 걸어갈때는 앞은 보지만, 사람 얼굴을 안보고 걸어서 지인 얼굴도 잘 못알아 볼 때가 많기 때문에, 가끔 오해도 받는다.


아무튼 그런 나를 보며, 남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엉뚱한 짓은 나에게 워낙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남편은 그러려니 한다.


다시는 "여기는 3층이에요"라고 알려주지 않을테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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