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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오미 Mar 11. 2024

소리에 왕예민해요.

예민한 청각의 소유자

신생아시절부터 손이타서 나에게 24시간 코알라처럼 매달리며 사는 딸에게는 예민한 부분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청력!!


아기때부터 소리에 워낙 예민해서 청소기도 못돌렸다. 그래서 집안꼴이 더 엉망진창.


남편이 뭐 좀 갈아 먹을라 치면 우뢰와 같은 블렌더 소리에 아이는 자지러졌다.


자동세차장에라도 들어갈라치면 차 안에서 또 미친듯이 울어댔다.


귀가 그렇게 예민하니, 자다가도 깜짝깜짝 잘 놀래서, 4~5살까지도 밤에 이유없이 깨어 경기하듯 목놓아 울곤 했다.


조금이라도 큰 소리를 매우 싫어했다.


고등학생인 지금까지도 딸은, 극장에 가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크게 울리는 스피커 소리 때문이다.



아기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자라면서 이 예민한 청력장점으로 발휘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6살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는데, 완전 절대음감까지는 아니어도, 거의 절대음감 경지였다.


어릴때부터 영어를 많이 들려주었는데, 귀가 예민한 아이이다 보니, 소리를 받아들이는데 탁월했다.


부작용은, 우리 부부가 부산 사투리를 쓰는데, 사투리도 완벽 흡수를 해서 고등학생인 지금도 얘는 사투리를 구사한다.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이 간혹 묻는다고 한다. '시골에서 왔니?'


우리는 경기도에 살고 있고, 딸은 경기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주위에 나보다 더 쎄게 경상도 사투리 쓰는 부부들과 자녀들이 있는데, 사투리를 이정도로 쓰는 아이는 잘 보지 못했다.




나는 막귀인데, 얘는 대체 누굴닮았나? 남편이다.


남편이 소리에 굉장히 예민하다. 그래서 잠귀도 밝고, 음악에서는 음정 떨어지거나 소리가 안맞는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남편에게는 예배시간에 연주되는 음악(노래)들이 괴롭다. 나는 음이 떨어지던지 말던지 신경이 쓰이지 않는데, 남편은 그것을 힘들어한다.


'은혜로 들어' 라는 나의 말이 먹히지 않는다. 귀가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그 예민한 귀를 닮았으니 딸도 예민한 귀의 소유자일 수 밖에.(내 귀를 닮지 그랬니)


예민함을 장점으로 잘 승화시키며 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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