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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해피오미
Mar 13. 2024
겁이 너무 많은 아이
신생아 시절부터 손이 타서 바닥에 눕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그 때부터 겁이 많았다는 뜻이다.
등에 무슨 센서라도 달렸는지, 잠깐이라도 눕힐라 치면 사이렌이 울렸다.
겁이 많아 잘 놀라니 5~6살까지도 자다가 벌떡 벌떡 깨서 경기하듯이 울어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그 큰 울음은 쉽사리 멈춰지지 않았다.
정말 자다가 갑작스런 울음에 사람 환장할 노릇이었다. 나도 같이 울고싶던 시절이었다.
어릴 때 부터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한결같이 무서워하는 것들을 정리해본다.
1. 어두운 것
어두운 것을 싫어해서 지금도 극장에 잘 가지 않는다. (큰소리에 예민한 이유도 플러스다)
자기가 방에 있을 때에도, 거실 불은 꺼지면 안된다.
잘
때는
간접조명을 켜 놓고 잠이 든다. 어둠속에 잠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딸이 잠들면 내가 조명을 다 끈다.
2. 무서운 이야기
겁이 많은 아이들은 무서운 스토리는 물론, 모험이야기 조차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논술 학원을 잠시 보낸적이 있었다. 보내고 나서 2주 뒤 아차 싶었다. 논술학원은 권장도서 위주로 진행이 되는데, 아이가 읽기 싫어하는류의 모험 가득 이야기 책이었다.
아이는 무서워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고 얘기했고, 논술학원 선생님은 고학년이 되었으니 이정도는 읽을 수 있다며 독려 했으나 결국 아이는 한 달만에 그만두었다.
그 유명한 옥스포드 리딩트리(ORT) 영어 동화책도 5단계부터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며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얘는 5단계부터 보지 않았다.
3.벌레
아이를 위한 명목으로 초1때부터 남편이 캠핑을 시작했다. 여름휴가는 늘 태안의 어느 캠핑장이었다.
초등학생이던
아이는 벌레를 피해서 "으악!!! 으악!!!"소리 지르며 폴짝 폴짝 뛰어다니느라 바빴다.
중학생이던 때, 캠핑장에서 여전히 "으악 으악" 뛰어다니며 말했다.
"나는 내 자식들과 나중에 절대로 캠핑을 가지 않을거야. 난 5성급 호텔로 휴가를 갈거야!"
물론 좋은 순간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아이는 벌레에 넌덜머리를 치며 저렇게 고백했다.
이외에도 생활속에서 '아니 뭐 이런걸?'싶은 것들을 무서워 하는 순간들이 많다.
최근에는 아파트
엘레베이터
수리를
일주일간 했는데, 수리가 끝난 후 전에 잘만 타고 다니던 엘레베이터를 못타겠다며 걸어다니는 것이다.
느낌이 뭔가 달라서 무섭다나 뭐라나.
남편이 차근 차근 부품을 뭘 바꿨고 그래서 이렇고 이래서 저렇고 설명하며 설득시키니 그제서야 다시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나아지고는 있다만, 기질적으로 겁이 많은건 어쩔 수가 없다.
딸아, 근데 그거 아니?
난 니가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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