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어울리려 바다로 갔어.
고르고 골라 간 곳이었는데, 초입에 인적이 없는거야. 엉뚱한 곳에 간 줄 알고 지도를 여러번 다시봐야했어. 나는 자주 그러니깐.
바다는 아직 겨울이더라고.
하늘은 부쩍 밝고 선명하게 계절을 알리는데, 파도 높여 소란스러운 바다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하고 있었어.
그런데 나는 그게 더 좋은거야, 나한테도 봄이 조금 이르거든.
세상 곳곳에 스며드는 봄에 나는 조급했었거든. 그래서 가슴 한편에 조금이라도, 억지로라도 담아내보려고 온 곳에서, 바다는 여전히 겨울 품은 자신을 육지로 발산하며 봄을 따르려 하지 않고 있던거지.
다행이야, 어쩌면 나도 봄에 조급할 필요가 없었겠구나. 너처럼.
바람도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한순간도 쉬지않고 귓가에 지난 겨울의 소회를 쏟아내주어, 같은 계절에 머문 우리는 금새 친구라도 된 것 같았어.
고마웠다.
그래도 말야, 다음에 볼 때엔 너도 나도 이 계절의 온기에 조금 따뜻해져 있자. 또 올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