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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소녀 Apr 01. 2021

매일 아침 OO 하기

소소한 습관 만들기


요즘 매일 아침. 항상 두 가지는 꼭 하려고 노력한다.


첫째. 아침 식사하고 중랑천까지 걸어갔다 오기 (만보 걷기)

둘째. 아침에 일어나서 글쓰기(1일 1 글)


책상에 놓여있는 탁상달력에 매일같이 빨간색, 파란색 매직으로 표시를 해둔다. 빨간색은 매일 아침 중랑천 걷기 운동이고 파란색은 매일 아침 글쓰기이다.

평생 다이어터인 나에게 운동이란 필수이지만 꾸준히 하기가 어려워서 하다가 중도 포기하고 하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했었다. 그리고 작년 한 해동안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과 주로 집에만 있다 보니 살이 빠지기는커녕 살이 더 쪄버렸다. 다니던 실내수영장도 못 다니게 되어서 마치 은퇴한 운동선수처럼 내 몸은 점점 더 불어만 갔다. 게다가 올해 1월에는 큰 아이가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어서 덩달아 온 가족이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더니 특히나 유독 뱃살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올해 3월 21일부터 매일 아침 집에서 중랑천까지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왕복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다녀와도 큰 부담이 없어서 살이 빠질지 안 빠질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걷기 습관이라도 들여보려고 무작정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겨울 내내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던 나무들도 봄이 찾아와서인지 어느새 활기를 되찾아 매일같이 예쁘게 꽃망울을 피워주며 나를 반겨주고 있다. 예전에는 동물원에 가야만 구경할 수 있었던 커다랗고 예쁜 새들과 오리들도 중랑천에 가는 길에 매일같이 마주치고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개나리와 벚꽃
방학천에 살고 있는 커다란 새와 오리 커플
매일  만 보 걷기 도전!

오늘은 조깅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두 분 계셔서 무거운 몸이지만 나도 덩달아 오랜만에 뛰어보았다. 생각만큼 오래 뛸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내 심장은 마치 고장 나지 않았음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뛰면뛸수록 "두근두근! 쿵쾅쿵쾅!" 하면서 오랜만에 살아있다는 표시를 적극적으로 해 주었다. 이렇게 걷고 뛰고 나면 몸이 살짝 달아오르면서 겨드랑이와 등부분에 땀이 난다. 걷기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오늘도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 같아 새삼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이제 시원한 물을 한 잔 들이마시고 노트북을 켜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게 내 오전의 루틴이다.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기에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래 나는 결혼 전에 입시학원 강사였기 때문에 부엉이 같은 야행성 인간이었다. 그래서 새벽 2,3시까지는 정신이 말똥말똥한 편인데 주로 늦게 잠들다 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글을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인지 이미 몸에 습관이 배었는지 요즘에는 아침 7시가 되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곤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한 후에 물 한잔을 컵에 따르고 노트북을 켠다. 아이들이 등원을 하기 전. 오전 7시부터 8시까지가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다. 그날그날 머릿속에 떠오르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쓴다. 맞춤법, 띄어쓰기, 맥락의 흐름에 상관없이 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열심히 자판을 손가락으로 두드린다. 오늘로써 매일 아침 글쓰기를 한 지 9일째이다. 아직 90일이 된 것도 아닌데 뭐 이런 걸 가지고 글을 쓰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작심삼일도 늘 지키지 못했던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 아주 많이 발전한 것이기에 놀라워서 글을 써본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을 준비시켜서 큰 아이는 학교에 등교시키고 작은 아이는 어린이집에 등원을 시킨다. 요즘은 친정엄마에 관한 글을 쓰고 있기에 아침식사는 친정엄마 집에 잠깐 들러서 간단히 먹고 엄마와 옛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리고 중랑천에 운동삼아 슬슬 걸어갔다가 온다. 집에 오면 낮 12시 정도. 12시부터 큰 아이가 합기도 끝나고 집에 오는 2시까지 어제 아침에 쓴 글을 다듬는다. 글솜씨가 부족해서인지 글을 처음 쓰는 데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다듬는 데는 짧게는 두 시간. 많게는 3, 4시간. 하루도 더 걸린다.


그 이후 시간은 아이들과 놀이터에 가거나 큰 아이의 공부를 봐주거나 밀린 살림을 하면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둘째 아이의 식판을 설거지하고 저녁 준비를 하고 저녁을 먹이고 저녁 설거지를 하면 벌써 9시이다.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잠자기 전에 동화를 읽어주고 재우면서 스르륵 같이 잠이 든다.


달력에 매직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숫자를 적으면서 표시를 해두니 요즘 나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조금씩 조금씩 올라갔다.

'그래. 오늘로 9일째니까 앞으로 3일만 더 해 보자. 그다음에 3일이 지나면 앞으로 3일만 더 해보자. 잘하고 있어 OO야, 앞으로도 파이팅!!!' 하면서 나 자신을 응원한다.


걷기 운동과 오전 글쓰기를 하고 나면 아침시간을 나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한 것 같아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마음 같아선 주말에도 글을 쓰고 싶지만 두 아이를 봐야 하기에 주말에는 글은 안 쓰고 짬이 날 때마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곤 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나는 이렇게 멋지게 글로서 내 생각을 표현 못하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꾸준한 글쓰기와 독서로 부족한 나 자신을 메꾸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아직 어린아이가 있는 주부이다 보니 내 책을 읽을 시간도 글을 쓸 시간도 하루 중에 많지는 않다.

예전에는 오로지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하루 종일 살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내 시간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꼭 짬을 내어 하루에 한, 두 시간만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활동(걷기, 글쓰기, 독서)으로 채워나가니 매일매일이 설레고 내일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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