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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Jun 23. 2022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

이건 사랑이다...

요즘 나는 클라이밍에 빠져있다. 거의 중독상태이다. 이는 클라이밍이라는 운동을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말과 같다. 그렇다. 나는 클라이밍을 지금 진심으로 좋아한다. 비록 취미활동에 불과하지만 나는 이 운동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진짜로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당신도 아래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매일매일 가고 싶다.

운동이 매일매일 가고 싶다니.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은 기겁을 할만한 소리이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매일 클라이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몸만 따라준다면 말이다. 이것과 더불어 하루 종일 클라이밍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더 갈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두 번째, 스스로를 관리한다.

클라이밍을 잘하려면 일단은 몸이 건강해야 한다.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이기 때문에 피곤한 몸으로 무리를 해서는 다칠 위험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인간이 동일하다. 그래서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신경을 쓰게 된다.


세 번째, 아끼지 않는다.

시간과 돈,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다. 다 쏟아붓는다. 심지어 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못 가면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가려고 한다. 여기서 팩트로 한번 뚜들기고 간다. 남자고 여자고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끼지 않는다는 말. 진심이다. 맞는 말이다. 하물며 취미생활에도 이 정도인데, 진짜로 좋아하는 내 사람이라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네 번째, 외롭지 않다.

클라이밍을 만난 이후, 나는 클라이밍과 함께 하는 순간 일체감을 느끼고 있다. 클라이밍장에 들어가는 순간 가슴은 떨리고 설레며 그 공간에 있을 때만큼은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혼자서 클라이밍을 하더라도 말이다. 연애를 안 하고 있어도 외롭지가 않다. 나는 사람들과 만날 시간을 포기하면서까지도 클라이밍장에 간다.




"지금 나는 클라이밍 벽과 거의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이러한 감정을 느끼고 있노라니, 이것은 분명 '사랑'이라는 감정과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위와 같은 감정을 분명히 느낄 것이고 실제로 행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사랑해본 적이 있다면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누군가에게 묻지 않아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마음은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안 보면 미치겠는데,
매일 같이 해도 좋아서 미치겠는데 어쩌겠는가?

지금 당장 만나고 싶어 죽겠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런 감정이 바로 '사랑'이다.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연애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는지부터 물어보고 싶다.

그래 본 적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금 그 무엇보다 클라이밍을 사랑하고 있고,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지금 나는 딱히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오히려 클라이밍에 대한 애정이 너무도 큰 나머지 연애가 클라이밍에 방해가 된다면
차라리 시작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까지 든다. 조금은 심각해 보이는가?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래서 오늘부터 3연클(3일 연속 클라이밍장에 가는 것)을 시작한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가고 싶지만, 워낙 운동이 고되기 때문에 매일 가면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그래도 잠깐이라도 보고 오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기에 조금 하더라도 

그 공간을 가기 위해 나는 당분간은 계속해서 클라이밍장으로 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클라이밍을 함께 즐길 수 있고, 

클라이밍만큼이나 매력적인 '남자 친구'를 만난다면 내 인생은 베스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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