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하듯 살아가는 삶

by omoiyaru

갓 태어난 아이가 걷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고 뛰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모두는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 거쳐 걷고 뛸 수 있는 지금의 우리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너무나 잘 걷고 뛸 수 있게 되다 보니 언젠가부터는 그것들이 당연하게 얻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었다. 심지어 이런 것들이 너무나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한 것들을 누리며 감사할 줄 몰랐다.


그런 나에게 신은 겸손함을 가르쳐주기 위하여 올챙이 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셨다.

내가 걷고 달릴 수 있던 것들은 주변의 수많은 희생과 도움으로 일궈진 것들이며, 내가 건강하고 온전할수록 나를 지탱해준 힘이 더 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셨다.


그런데 나는 다시 걷게 되면서부터 그 마음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나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정말 한낱 중생 중에 중생에 불과한 것 같다. 너무나 가볍고 쉽게 마음이 흔들려 버리고 조금만 잘해지면 쉽게 자만하게 된다.


발을 다친 후 다시 걷게 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그들의 마음을 지금은 또다시 잊어가고 있다. 빨리 나아서 새로운 정글로 나아가 분투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다.


그러다 또다시 다치고 지치면 내 사람들을 찾아 돌아올 것이다. 나는 항상 그래 왔다.


무언가를 갈망해 밖에 나가 뒹굴고 상처 입고 난 뒤에 그제야 내 사람들의 소중함과 따듯함이 그리워 우리로 돌아온다. 거기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나면 어금 없이 다시금 밖으로 뛰쳐나간다.

나는 정말 놀랍도록 짐승에 가까운 DNA를 가진 것 같다.


삶의 정답을 모르겠다.


내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내가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일 텐데 나는 자꾸 왔다 갔다 한다. 중간 밸런스를 잘 지키고 싶은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은 것 같다.


나를 소중히 대하고 여겨주는 내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면서도 그 관계 속에서도 온전히 내발로 서있을 수 있도록 나를 지켜내고 또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해 나가며 발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위해, 그 방향성을 찾고 다시 열심히 걸어 나가기 위해 나는 오늘도 고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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