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투쟁해 온 시간

by omoiyaru

그동안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예민하다' '까다롭다'였다.


그렇게 나를 칭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자신감을 잃어갔고, 그런 나 자신을 부정하고 의심하는데 힘을 써왔다. 나는 왜 남들처럼 무난하지 못하고 예민할까, 까다로울까 라며 스스로를 자책하던 시기도 많았다. 그런 날카로운 부분들을 감추는 일은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매일같이 가면을 써야 했고 그렇게 가면을 쓰고 사는 삶에서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나의 곁에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내면의 나는 점점 더 고립되어 갔다.


그토록 주변 사람들 속에서 안간힘을 쓰며 고통을 견뎌내며 살아온 나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적도 있다. 나를 괴롭히는 것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나를 짓누르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 이유는 내가 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순간 세상은 암흑이 된다.


지금의 나는, 내가 최우선이고 내가 제일 소중한 지금의 나는, 지난날의 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그 당시의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나를 옥죄이고 억누르고 힘들어하며 그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 왔을까 싶다.

주변 사람들 속에서 그들의 말들에 휘둘리며 여기저기 흔들리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 속에서 나다움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그렇게 견뎌낸 고통이 결국 지금의 단단한 나를 만들었다.


그 터널과도 같았던 힘든 시간이 끝나는 순간, 나는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다.


나는 나대로 살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나만의 규칙이 생기고 나만의 삶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내가 두발 벗고 나서서 소중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남은 삶을 그저 '나답게' 살다 가고 싶다. 가장 나다운 모습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면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결혼을 하거나 자식을 낳는 것과 같은 누구나 그 정도의 시기에 하는 것처럼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결혼이든 출산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는 삶을 살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정한 나만의 삶의 규칙이고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다움을 장착한 나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고귀하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 보석에 다름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너무나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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