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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Oct 19. 2022

결핍은 나의 원동력

나는 그동안 내가 그렇게 갈망하고 염원하던 것들을 다 가지게 되었다.

안정적인 직장과 안정적인 가정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연애 상대까지.

그동안 결핍을 원동력으로 삼으며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하여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결핍을 채우기 위한 나의 노력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나는 결핍이 없어지고 싶었다.

현재의 내가 더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모든 것이 나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핍만 사라진다면 나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결핍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았고,

어느 정도 결핍들이 채워졌다고 생각되는 그날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힘들게 그날을 맞이한 나는 이전에 비해 엄청난 행복을 느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결핍을 채운다는 목표가 사라진 나는 오히려 풍족함에 빠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고,

결핍이 채워져 꽉 찬 공간들이 오히려 나를 압박하는 기분이 들어오기도 했다.

인위적으로 또 다른 결핍을 스스로 만들어내야만 하나 고민에 빠져 새로운 일들을 벌이면서 

스스로 자처해서 고통스러운 일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가 생겨났다.


왜 지금의 충만함을 그대로 만끽하지 못하고 그 속에서는 권태로움과 지루함을 느끼며 

새롭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해 안달인 삶을 사는 것인지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했다.


오랜 생각 끝에 도달한 끝은, 나는 결핍을 원동력으로 삶을 지펴온 사람이라 그런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끊임없는 경쟁을 통한 채움 속에서 나는 삶을 영위해 왔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비움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를 못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는 불안감을 느끼고 오히려 정신이 산란해진다.

그런 나를 잠재우기 위해 자꾸만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도전을 시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정도 상태라면 나는 아마도 강박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나에게 결핍이 없는 세상은 발전이 없으며 노력할 의지가 생기지 않는 세상이나 다름없게 느껴진다.


어려서부터 왜 항상 나는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며 힘들게 살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것의 원인이 가난함 또는 나의 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들을 채워 넣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그 부분들이 충족된 나의 삶은 꽤나 멋져져 있었다.


하지만, 채워진 것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공허함으로 변해갔다.

무엇을 위해 이토록 애쓰며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았던 것일까 의구심이 들게 만들었다.

나의 인생을 어디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결핍이 없는 지금의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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