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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Jan 16. 2023

냥집사 라이프의 시작

샴고양이 냥이 먼지와의 만남

고양이를 싫어하던 내가 어느새 약 3달 전쯤 만나게 된 샴고양이 먼지의 준집사가 되어 있다.

준집사가 된 이유는, 일주일에 5일은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가는 남자친구를 대신해서 3일 정도 그가 키우는 고양이를 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하루 이틀만 봐주던 것이 이제는 내가 걱정이 되어 자진해서 3일이나 함께 있는 실정이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함께한 시간은 무시할 수 없다고, 이런 생활이 한두 달 지속되다 보다 보니 결국 우리는 정이 들어버렸다.


처음에는 나를 경계하고 불편해하던 고양이 먼지는, 이제는 나를 많이 편안하게 여기는 듯하다.

퇴근 후에 가면 ‘냥냥~’하고 소리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뒹굴뒹굴 애교를 부리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확신을 갖게 된 이유는 퇴근 후에 나를 만나면 큰 볼일을 보러 간다는 것이다.

첫날은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3일 연속으로 내가 도착하면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화장실에 가서 

큰일을 보는 걸 보니 이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한 기회로 고양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는 깨닫는 것과 배우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생각해 보면 내 성격이 고양이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나는 강아지들처럼 누군가에게 댕댕거리며 달려들고 애교를 부리는 성격이 아니고, 나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며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 관계를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놀기의 달인”이다.

그래서 고양이의 행동패턴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거의.. 동족의 느낌이 든달까,, 참 기묘한 감정이 든다.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닮은 구석이 많은 고양이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아끼게 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부모님에 대한 이해도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좌충우돌 예상치 못한 순간들의 연속이다.

이건, 마치 부모님이 나를 키울 때와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조금이나마 그분들을 이해하게 되어가고 있다.

내 말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고양이를 바라보며 처음에는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했으나 이내 나는 웃음을 짓게 되었다. 천방지축 날뛰는 고양이를 보고 있다 보면 그 엉뚱함과 단순함에 헛웃음이 나올 때가 많다.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세상을 탐험하는 아기 고양이 먼지는 나를 깨우치는 스승이 되기도 한다.



2022년 9월 어느 가을, 

먼지와 나,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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