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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Mar 21. 2023

권력의 노예로 사는 삶

직장생활을 오래 해오다 보니, 결국 모든 인간세상은 약육강식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권력은 더 큰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 법. 그래서 나 또한 권력을 갖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았다.


어느새부턴가 돈에 집착하기 시작한 나를 보면서, 그저 잘 살기 위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그렇다고만 생각했으나 따지고 보니 그게 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회사생활도 아니고, 권력의 노예들의 하수꾼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권력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상사의 밑에서 일하며 나도 모르게 그런 모습들에 물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오랜 시간 일해온 이 조직의 사람들은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이며 강자에게는 손쉽게 굴복하고 약자의 앞에서는 한없이 강해진다.


이곳에서는 경력 그리고 능력이 곧 권력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아래의 사람들을 마치 부품을 다루듯 모든 것을 쥐고 휘두를 수 있다. 아랫사람들은 그저 권력을 가진 자를 위한 광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애사심이라는 것이 생겨날 수가 없다. 


인간이라면 당연스럽게 추구하는 자율성과 창의성은 모두 배제된다. 그런 곳에서 머물고 있는 모두의 표정은 우울함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그 상사 때문이 아닌 이 회사가 주는 '월급' 때문이다. 


내 삶이 권력의 노에를 위한 부품에 불과한 삶이라니, 그래서 난 오늘도 회사를 떠나고 싶을 뿐이다. 내가 하는 모든 노력과 에너지가 권력의 노예를 위해서가 아닌 사회를 위해서, 그리고 나라는 개인을 위해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기만 했던 퇴사의 사유가 명확해져 간다. 왜 사람들은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냐고 물어볼 때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았던 그 막연했던 답이 조금씩 명확해져 가는 것 같다. 


권력의 노예 앞에서 권력에 굴복하며 하수꾼과 같은 삶을 평생 이어가고 싶지 않다. 나만의 기술과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곳에서 말이다. 경력이 능력이 될 수는 있으나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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