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끌어당기기

by omoiyaru

2022년도 새해가 밝았다. 나는 작년과 큰 변함없이 매주 지내던 대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한 가지 달라진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2021년도를 마무리하며 2022년도 목표와 다짐을 적고, 사라졌던 삶의 의욕을 조금은 불태웠다는 정도(?)이다.

새해 목표를 정리하고 텐션이 올랐던 며칠 전의 내 모습이 무력할 정도로 지금 나는 급 '불행감'을 느끼고 있다. 연말, 연초를 맞이해 계속해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와서 즐거운 기분을 만끽했음에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행감의 원인을 찾을 수가 없어 한참 동안 답답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기분이 좋지 않고 무기력한 기분에 휩싸여 여느 우울한 때와 마찬가지로 폭식을 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우울해지고 무기력 해지면 몸에서 당을 필요로 해왔다. 이 시기에는 평소에 안 찾던 달달하거나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끊임없이 허기진 뱃속에 채워 넣으며 마음속 공허함을 달랬다.


그리고 그런 일상을 끊어내지 못하고 반복하다 보면 내 정신과 신체는 더더욱 망가지고 결과적으로 부정적이고 어두운 나로 변한다는 사실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난 간절히 이 고리를 끊어내고 싶었다.


책을 펼쳐보기도 했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틀어 놓기도 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불행한 생각에 잠식되었고, 끊임없이 마음은 우울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였다.


그렇게 3시간 정도를 그냥 멍하니 계속해서 무기력증과 관련된 영상을 틀어 놓고 달달한 음식을 먹으며 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해진 건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과거에는 우울해진 내 모습까지도 나는 부정하고 불행해하며 나를 혹사시키고 괴로워했으나, 지금의 나는 내 감정을 다독이고 컨트롤할 수 있는 제어능력이 그때에 비해서는 조금 발달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회피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를 나 자신에게 물으며 답을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 나는 불행한 생각의 연쇄 고리를 끊어내고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내 마음을 글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갑자기 느끼게 된 '불행감'은 '비교'에서부터 온 것이었다.

연말, 새해를 맞이해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전하며 친구들의 좋은 소식을 듣거나 그들의 여유로운 모습이나 행복한 모습들을 보며 나에게는 유독 힘들었던 2021년도를 비교하게 된 것이었다.


내가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행복해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심으로 서로 기뻐하며, 나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친구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유익했던 시간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사건으로 내가 '불행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못했었다.


그렇지만, 친구들이 돌아가고 방에 홀로 남겨진 나에게 친구들의 좋은 소식들은 그저 고통스러운 일로만 다가왔던 것이었다. 유난히 가혹했던 2021년을 그저 살아내는 것에만 급급했던 난, 그들과 '비교'했을 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초라한 모습으로 생각되었던 것 같다. 장장 3시간에 걸쳐 내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이 마음에 도달하자 비로소 나는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랬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그렇다고 네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잖아."

"네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잘 살았다고 생각해."

"너무 훌륭하고 대견해."

"작년에 못한 것은 올해 다시 도전하면 되는 거야."

"너는 너의 길을 너의 속도에 맞춰 잘 가고 있어."

"남들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순 있지만, 너와 비교하며 힘들어하지 마. 너는 너니까."


이렇게 나는 나에게, 상처 입은 내 마음에게 차분히 말을 걸었다.

그리고 내가 나를 다독여주자 점차 사라졌던 의욕이 하나둘씩 다시 돌아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찾은 에너지로 원래 해야 했던 일을 미루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고, 오늘은 도저히 못하겠다고 포기하려고 했던 일까지도 해내게 되었다.


오늘 봤던 유튜브 영상의 댓글 중에 이런 글이 있었다.

"우울증은 내가 나와 잘 지내지 못할 때 오는 병이다."

오늘 일을 겪고 나니 이 말에 더더욱 공감이 간다.


우리는 마음이 아플 때 원인을 찾지 못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병원을 찾기도 한다.

나도 예전에는 그런 방식으로 외부의 도움을 통하여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나를 이해하는 시간을 늘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알게 된 지금은 스스로도 충분히 내 안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3시간이 걸렸지만 올해에는 그 시간이 조금 더 줄어들 수 있도록 나와 더 친해지는 한해를 만들어야겠다. 내가 나와 친하게 지내면 이 세상에 두려울 것은 하나도 없다. 행복을 끌어들이는 것도 불행을 끌어들이는 것도 다 내 손에 달린 일이라는 것을 나는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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