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퇴고, 가볍게 실천해 보아요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예습/복습만 하면 되
이 만고의 진리는 참 쉽지만 실천하기 힘든 말입니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경험하신 독자분들은 이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면 고민하게 되는 한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글로 써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게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면 크게 두가지 장벽을 마주합니다.
가장 초기에는 "비루한 내 글을 누가 읽어, 어떻게 글을 공개모드로 쓰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마음을 깨는 것도 상당한 용기와 시간이 들지요.
그리고 그것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깨고 글을 한참 씁니다. 서서히 나의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발행하는 것이 익숙해 집니다. 그리고 두번째 벽을 마주합니다.
글을 더 잘 쓰고 싶다.
글을 쓰다보면 참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널리 알려주고싶은 글도 있고, 내 마음과 뇌리에 쿡하고 박혀 한동안 머릿 속을 떠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글에 대한 힘을 깨닫게 되고, 나도 이런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들은 더 나은 글을 써 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쓰기 강좌를 신청해서 가면 몰랐던 것을 깨닫고 좋은 비법들을 열심히 적어가지만 그 뿐입니다.
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합평을 신청하거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볼까 생각해 보지만 이역시 쉽지 않습니다. 우선 내 글이 자신 없고, 섣불리 합평을 했다간 글실력을 떠나 감정에 상처를 입기 쉽다고 생각됩니다.
혼자서도
글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은 혼자서도 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퇴고입니다.
많은 유명작가들이 이야기 하듯, 퇴고는 마치 공부에서 "복습"과 같은 존재입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실천하기 힘든 진리지요.
모든 문서의 초안은 끔찍하다. 글쓰는데에는 죽치고 앉아서 쓰는 수 밖에 없다. 나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총 39번 새로 썼다.
-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글을 하나 작성하고 나면, 마치 시험끝난 기분처럼 후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작성이 어느정도 완성된 글은 다시 보지 않습니다.
분명 우리들에겐 시간이 있지만, 그 글을 읽고 돌아볼 시간을 마련하지 않기 때문에 퇴고는 더욱 멀리 느껴집니다.
퇴고를 하려면 맞춤법을 포함한 다양한 문법을 살펴봐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법은 늘 그렇듯 따분하고 지루하지요. 뭔가 문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막막한 마음이 앞섭니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그냥, 싫습니다. 그것을 들여다 봐야하는 건 알지만 불편합니다.
하지만, 아래의 방법으로 좀 더 수월하게 내 글의 문제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위대한 글쓰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위대한 고쳐쓰기만 존재할 뿐이다.
4500만부 판매, "살롯의 거미줄"의 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
글을 완성한 직후 내 글을 다시 보면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언듯 문제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숲 속에서 작업을 한참하다 숲을 보려 하니 나무(맞춤법)만 보이고 숲(문맥 등)이 발견되지 않는 격입니다.
그렇기에 내 글을 낯설게 볼 수 있는 시간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숙성시키고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진 뒤 언듯언듯 여러차례를 보고 되풀하면 보이게 됩니다.
각각의 글들은 작가에 따라 주제에 따라 나름의 운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름의 운율을 가진다는 건 글의 호흡이 있다는 것이고, 독자들은 나름의 호흡을 가지고 읽는다는 것입니다.
독자로써 다른 사람의 글을 읽다 어색함을 느끼고 턱턱 막히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 조금씩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다시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읽지만 모호한 글이거나 메시지가 불명확하다는것을 깨달으면 이제 화가 납니다.
우리들이 작성하는 글도 마찬가지로 독자에게 전달 될 수 있습니다. 소리내어 내 글을 읽다보면 내가 생각치 못한 부분에서 턱턱 막힐 때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수정할 곳입니다.
입에서 읽게 되면 문장의 흐름과 비문, 문법이 보입니다.
소리내어 읽으며 수정하면 문단과 문장 하나하나의 흐름을 잡기 수월해집니다. 하지만 전체 흐름을 독자 관점에서 생각해 보긴 쉽지 않습니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내 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내 글을 읽는 내 목소리를 녹음해 보는 것입니다. 그 뒤 내 글을 보지 않은 상태로 그 글을 읽은 내 목소리만 듣습니다. 그러면서 녹음된 소리만으로 그 글의 논조와 흐름을 따라가 봅니다. 그렇게 되면 문맥을 파악하게 됩니다.
비문(非文):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주어를 빠뜨린 경우
주어와 서술어간 호응이 이루어 지지 않는 경우
문장 도중 주어가 바뀌는 경우
높임법의 흐름이 어색한 경우
시제의 흐름이 어색한 경우
조사가 빈번하게 사용되거나, 잘못 사용 또는 부당하게 생략한 경우
인용할 때 잘못된 조사 사용
문장 간 접속사의 잘못된 사용
서술의 어색한 사용
정확하지 않은 단어 사용
말의 순서가 뒤죽박죽, 꾸미는 말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
같은 단어의 반복 사용
장황하고 복잡한 문장
그래도 이것이 문법에 맞는 것인지 고민이 된다면 "국립국어원 > 참여 > 온라인가나다"에 들어가 내가 생각하는 모호한 표현을 물어보는것도 좋습니다. 또는 "사례모음"에서 다른 이들의 문답을 보면서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명석
현재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조직 운영 및 인센티브/콘테스트 등 제도 기획
신사업 전략, 기획 / 해외 전시, 의전
기술/금융 영업, 국책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자기 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 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