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문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명석 Feb 04. 2018

또 다른 성인 동화-코코가 특별한 5가지 이유

영화를 보고 읽으면 더욱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코코에 대한 이야기들


  해당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읽으실 때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매월 가족과 함께 1개의 영화를 보려고 합니다.  함께 나누는 문화생활을 정기적으로 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그러기에 매월 영화 선정은 상당히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선정하게 됩니다.

  2018을 여는 여러 영화들 중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을 하다 코코를 선정하게 되었지요. 사실 코코를 선정한 이유는 입소문이 컸습니다. 


  처음 코코의 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 예고편을 공개하였을 때 보았던 [단테의 틀별 한 점심 식사]에서 단테라는 지저분 해 보이는 개와 해골의 조합이 그리 친숙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거부감이 더 커졌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 후보군에서 제외를 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영화에 나오는 개도 한국의 진도개 처럼 상징적인 개라고 하더라구요. (강아지야 미안해 ㅜ)

단테의 특별한 점심식사, 아직도 왜 이렇게 예고편을 만들었는진 모르겠지만 호감은 아니었습니다. (출처: 월트 디즈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던 영화였지만 마지막 영화관을 나올 때는 크게 한방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코코의 스토리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향이 복잡할 수 있었던 위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객이 끝까지 이야기를 쉽게 따라가면서 감동을 받게 하는 디즈니 X픽사의 방식에 많은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코코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매력을 6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다소 스포일러와 제 개인적인 견해가 녹아 있는 부분이니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토리적으로 증증조할아버지지만 여러분들이 읽기에 많이 번거로우실 수 있으므로 할아버지로 섞어 단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0. 현명하게 시작한 겨울왕국 인트로

  

  첫 시작은 겨울 왕국의 짧은 후속 편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상당히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픽사는 탁월하면서도 기발한 단편 영상들을 항상 작품의 맨 앞부분에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애니메이션을 보며 감탄을 연발하며 역시 픽사라고 하였지요.


  이를 디즈니는 자신들의 작품이었던 겨울왕국의 속편을 넣게 됩니다. 이는 몇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코라는 어색할 수 있는 소재에 관객을 끌어들이는 유인책  

  겨울왕국은 이미 검증된 디즈니의 작품입니다. 이에 대한 속편을 앞에 붙임으로써 관객들은 작품에 대한 기대가 중간 정도 되더라도 겨울왕국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호기심으로 가게 됩니다. 

  또한 그들의 기대를 역시 디즈니는 그만의 퀄리티와 나름의 탄탄한 에피소드로 만족감을 1차로 관객에게 주게 됩니다. 그리고 디즈니는 검증된 콘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객을 유도하는 도구로써 사용하게 됩니다.


 미국에서의 개봉일은 2017년 10월, 그리고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겨울에 개봉을 하게 됩니다. 올라프의 크리스마스라는 소재로 겨울에 좀 더 쉽게 녹아들 수 있는 공감대로 다가서게 됩니다.

  

관객들은 오랜만에 본 올라프와 주인공들로 겨울왕국 속편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이로써 만족도가 좀 더 높아지고 뒤의 작품에 열린마음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ew)


1. 자연스럽게 다가온 멕시코 문화

  

   코코는 이 작품을 위해 모든 배우진들을 멕시코 사람들로 진행을 합니다. 그리고 제작진들도 멕시코 탐방을 가서 그 문화에 대한 공부를 약 1년여 동안 깊게 탐구를 합니다. 

  이에 대한 고증과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풀어내고자 하는 고민이 디테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물론 주로 제작진들이 멕시코 출신이 아닌 점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충분히 멕시코 현지인들이 봤을 때에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포인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의 사람들도 그들의 일상에 첫 20분 동안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지루하지 않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디즈니 X픽사가 다민족의 정체성을 조금씩 녹이려는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멕시코를 선택한 것은 상당히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히스패닉 시장에 대한 겨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히스패닉 중 약 67%가 멕시코 사람들인 것을 봐도 이 선택은 상당히 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들이 보았을 때도 소소한 가족의 아웅다웅하는 모습과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며 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고민한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할머니께서 슬리퍼를 손에 들고 혼내는 것이 상당히 디테일한 포인트를 잡아 냈다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이외 곳곳에 많은 멕시코 문화를 녹여 냈습니다 (출처: io9)




2. 유쾌하게 풀어낸 저승세계

  

  죽음이라는 소재는 어느 누구에게나 유쾌하지 않습니다. 단어가 가지고 있는 느낌에서 어쩔 수 없이 음울하고 어두운 느낌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아무리 밝아도 핼러윈을 배경으로 한 소재가 많기에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어느 정도 음침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또한 핼러윈은 귀신을 무서운 존재로 전재를 깔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코에서는 저승세계를 굉장히 밝고 유쾌하게 그립니다. 또 하나의 세상이 있고 그 세상 속에서의 구조를 나름 탄탄하게 가져갑니다. 

  이는 코코의 큰 주제인 죽은 자의 날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마인드를 담아냅니다. 

  멕시코인들은 죽은 자의 날을 무서운 날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는 날,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가족을 기억하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날입니다. 


  그리고 멕시코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발견하실 수 있는 유명한 인물들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해골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를 사라지게 만들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습니다.


죽은 자의 세계에서 출입국 심사를 하며, 잊혀진 자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등 죽음이라는 소재를 밝고 탄탄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출처: identity crisis)

3. 증 증조할아버지와 증 증손자의 유쾌한 동반자 관계

  

   이 부분은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염두하시기 바랍니다.

 

  죽음과 해골에 대한 공포를 걷어낸 뒤 코코는 상당히 기발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모든 작품의 이야기에는 주인공들의 조력자가 있습니다. 이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든 혹은 빈틈이 많든 주인공이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찾는 동안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지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빙봉이 될 수 있고 디즈니에서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작고 큰 동물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파트너들을 보면서 우리는 웃음과 감동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서 코코는 엄청난 발상을 하게 됩니다. 바로 소년이 찾고 싶은 증증조할아버지를 그 파트너로 붙여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관객들에게 후반부에 자연스럽게 증증조할아버지에 대한 애착과 몰입을 하게 만들고 주인공과 증증조할아버지의 추억들을 깨알 같이 영화 전반적으로 녹이게 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주인공은 증증조할아버지를 찾을 뿐 아니라 함께 아웅다웅하며 많은 추억을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외양이 해골인 데다 죽은 나이 그대로 저승에서의 나이가 되니 꼬마 주인공과의 캐미를 살릴 수 있는 절묘한 장치로 만들게 됩니다.


  다시 영화를 보게 되면 소년과 증 증조할아버지의 저승에서 콜라보 공연은 정말 행복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가족의 등쌀에 노래를 좋아하지만 대중 앞에 못 서는 손자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바로 할아버지고, 함께 공연을 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이 부분에서 눈물이 나더군요) 


노래가 정말 신나고 사랑스럽습니다. 다시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출처: 월트 디즈니)


4. 증증조할아버지 노래를 이미 아는 소년

 

  음악을 하고 싶은 소년은 위대한 음악가였던 증증조할아버지의 축복을 받지 위해 저승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유명 음악가를 자신의 증증조할아버지라 믿고 찾게 되지요. 당연히 그를 동경하고 존경하였으므로 그의 노래를 소년은 완전 숙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승으로 가게 되는 경우에도 그 음악가의 기타를 훔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지요.


  이를 스토리적으로 원곡은 증 증조할아버지가 제작하였으며, 그 기타 또한 그의 것이었다는 방식으로 풉니다. 그렇게 되면 소년이 동경하고 모험을 했던 계기들은 환상이 깨지는 순간 무의미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결국 진짜 할아버지의 기타와 음악을 알고 있는 것이 되지요. 


  그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증증조할아버지가 자신의 진짜 할아버지인 것을 모르고 있을 때에도, 알게 될 때에도 각기 다른 감정으로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공감대를 얻게 되고 이승으로 돌아와서도 증조할머니에게 연주를 하며 증증조할아버지의 음악을 전달하게 됩니다. 

  

몰랐지만 결국 증증조 할아버지의 기타와 노래를 즐겨 부르게 되는 것이지요. 정말 현명한 스토리 구성입니다. (출처: san antonio express)


5. 같은 노래 세 가지 의미


  코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건 바로 독특한 멕시코 스타일의 신나는 기타 연주와 노래 때문입니다. 듣다 보면 귀가 신나며 어깨를 들썩이게 되지요.


  이 부분에서 코코 제작진이 넣은 주제곡 "Remember Me"는 상당히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노래는 한곡이지만 부르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상당히 다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을 너무나 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째로 음악을 가로채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었던 음악가의 "Remember Me"는 상당히 대중 음악가 다운 욕심과 매력이 듬뿍 담겨 있었습니다. 목소리에서도 그랬으며, 대중들에게 자신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가 화려하면서 풍부한 성량으로 전달되었습니다.


  둘째로 증 증조할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떠나며 만든 노래의 "Remember Me"는 정말 욕심이 없습니다. 떠나는 자신에 대한 딸에 용서를 구하는 느낌의 이 노래는 아장아장 아기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아빠미소를 띠게 만듭니다.


  셋째의 소년이 자신의 증조할머니에게 들려주는 "Remember Me"는 절박함이 담겨 있습니다. 음악을 금지하여 잊혀 소멸해 가는 증 증조할아버지를 기억해 달라는 울음 섞인 노래는 눈물이 흐르게 만듭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세 가지 목적에 맞게 "Remember Me"는 그 가사와 멜로디를 3인 3색으로 보여줍니다.


한국어로 듣게 되면 더욱더 그 가사에 집중하며 듣게 됩니다. (출처: 디즈니 뮤직)

  이렇게 코코는 가족애와 꿈, 그리고 다인종의 철학을 강하게 담고자 하는 디즈니의 철학을 픽사답게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코를 보면서 실망하셨던 몇몇 분들은 픽사 다움이 좀 죽은 것 같다. 마지막 결말 부분이 너무 극적으로 빠르게 전개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번에 스토리적인 여러 장치에서 고민이 담겨 있었던 것이 느껴져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온 가족이 꼭 함께 보고 싶은 영화. 코코. 추천합니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하기는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오명석


2번의 창업(여행, 플랫폼), 외국계 대기업 영업, 국내 대기업 전략을 거쳐
현재는 모바일 커머스 회사의 영업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약 10여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주로 조직 운용, 전략, 기획을 했으며, 이 외 전시, 의전, 영업,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의 트랜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영업전략으로 MD 및 파트너 조직 운영과 제도 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자기개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랜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계가 점령하는 시대,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