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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석 Mar 25. 2018

사랑스러운 사춘기 비글. 레이디버드의 10가지 이야기

레이디 버드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숨겨진 이야기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영화가 있습니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시원스러운 영화가 있고, 어떤 영화는 가슴속이 턱 막히는 먹먹한 영화가 있지요. 그리고 정말 우리 주변에 있을 듯한 현실적인 내용으로 숨도 못 쉬고 집중하게 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여성분들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보신 적 있을법한 사춘기 시절을 다룬 현실적인 영화. 레이디버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영화는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 대 만족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 글은 영화를 보시길 추천하는 글입니다.


  영화 [레이디버드]는 "브런치 무비 패스 영화 시사회"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작성해야 하기에 이 영화를 볼 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시놉시스와 예고편이 너무 밋밋해 보여 재미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딱 봐도 짜증 가득한 얼굴에 툭툭 뱉는 말들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팍팍한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요. 그럼 저는 왜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하였을까요?

 예고편만 언뜻 보면 심술이 가득찬 여자 소녀의 이야기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출처: 한반지 영화 예고편 처리장)

  바로 시상과 평단에서 반응이었습니다. 2017년 11월 개봉한 미국에서 평론가들의 극찬과 시상을 휩쓸게 되었습니다. 너무 궁금했습니다. 이처럼 밋밋해 보이는 영화에 왜 이런 반응들이 있었을까?

  그리고 영화를 보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상과 평단의 반응]

제75회 골든 글로브
- 작품상 | 뮤지컬/코미디
(참고로 2017년 작품상은 "라라 랜드")
- 여우주연상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후보작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각본상)

제 23회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 8개 부문 후보작

로튼토마토 신선도 99%

2017년 미국 #Metoo 운동 이후 화제가 된 작품 (주체적 여성)

레이디 버드는 청소년기 때 겪는 혼란에 대해 신선한 접근(통찰)을 제시하며, 영화적 재능이 완전히 만개한 그레타 거윅의 '감독 겸 각본가'로서 데뷔작이다.
- 로튼 토마토 총평
시상식의 모습입니다. 과연 어떤 스토리일지 궁금하시지 않으신가요 (출처:NBC Youtube)

  오히려 큰 기대를 하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큰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여운으로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영화 러닝 타임을 가득 채우면서도 전혀 따분하지 않게 관객을 몰입시킵니다.

  주변에 영화를 본 여성 분들은 다들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엄마는 나에게 친구이자 애증의 대상이에요.
이 영화는 그런 나의 사춘기 시절의 공감대를 많이 이끌어주는 작품이었어요.


  저 또한 영화를 본 뒤 여러분들도 아시고 두 번 세 번 보실 때 더 즐겁게 보실 인상 깊었던 포인트 10가지를 공유드립니다.

  5가지는 영화 속에서 구성적인 측면에서 인상 적이었던 점들을, 나머지 5가지는 프란시스하와 비교한 5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왜 "프란시스하"와 비교를 할까요?

  먼저 힌트를 드리자면, "레이디버드"의 감독이자 각본가로 데뷔한 "그레타 거윅"이 바로 "프란시스하"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참 여러 가지가 영화 구성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마치 자매처럼 말이지요.


  이번 영화의 특성상 반전이 특별히 있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내용들이 여러분들이 영화는 보시는데 스포일러적인 요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보다 더 즐겁게 영화 장치들을 보시고 싶으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요.


※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27세 이상이신 분들은 영화 프란시스하를 꼭 이 영화 보기 전 후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012년 그레타거윅이 주연으로 출연한 "프란시스하"는 여러가지면에서 "레이디 버드"와 닮아 있습니다. (출처: iMBC youtube)




1. 이름으로 시작하고 이름으로 끝난다

 

  예고편과 제목에 계속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레이디버드". 여러분도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아닙니다. 소녀가 자기 자신에게 만들어준 이름이지요. 이것으로 영화 초반부 엄마와 말다툼을 하고 끝내 자기 성질을 못 이겨 차에서 뛰어내립니다.


  부모님을 떠나 독립적인 존재로 일어서는 나이가 바로 사춘기입니다. 이 영화는 이런 심리 상황을 "자신이 스스로를 위해 지은 이름"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런 시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여러 사건들을 거치며 "레이디버드"는 사춘기를 극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시 부모님이 주신 이름으로 상대방과 소통하게 됩니다. 이름이라는 상징적인 도구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 영화는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은지를 현명하게 보여줍니다.


고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레이디버드"라고 하고 출마를 하지요. (출처:Reddit.com)

2. 차 안이라는 공간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집이 넉넉한 형편이 아닌 것을 노골적으로 말합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요. 미국의 경제적인 차량으로 유명한 도요타 낡은 세단이 나오지요.


  이 영화는 차 안에서 대화 씬이 심심치 않게 많이 나옵니다. 그만큼 좁은 공간 속에 두 명의 배우가 감정을 교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엄마와 싸우고, 연인과 헤어져 엄마 품에 울고, 친구와 배신감에 차 안에서 울고, 엄마 혼자 울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공간으로써 자동차라는 공간의 활용은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장치로 쓰입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자동차라는 공간은 정말 많은 추억을 담는 그릇과 같이 쓰입니다.


  영화의 처음 부분도 엄마와 차 타고 가면서 대화로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레이디버드"가 운전면허를 위해 혼자 차 안에서 생각에 잠긴 채 운전을 하지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영화를 보신다면 이 씬이 왜 좋아하게 되는지 알게 됩니다. (출처: The film Experience)

3. 엄마의 구겨진 편지, 그리고 딸의 전화 녹음


  이 영화를 보면 악의 없는 딸과 엄마가 자꾸 싸우는 것을 보게 됩니다. 참 감독의 능력도 대단합니다.

  두 명의 갈등 속에 어느 누구의 편을 들 수가 없게 만듭니다. 양쪽의 마음이 너무 이해되게 잘 풀어냅니다.


  그만큼 영화의 후반부 이 둘의 화해는 정말 현실적입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상세 설명은 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정말 감독은 이 부분에서도 많은 고민을 한 것이 보였습니다.


  화해를 하는 와중에도 딸에게 글씨 구박을 받을까 봐 구겨 놓고 결국 전달하지 못한 엄마의 편지.

  그리고 딸이 엄마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싶은데 부재중인 전화에 대고 남기는 녹음.

  둘은 화해의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서로에게 전달은 되지 않았지만 따뜻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족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참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이 장면에서도 수도꼭지가 콸콸입니다. (출처: Vulture)

4. 항상 악수를 먼저 하는 레이디버드

 

  "레이디 버드"는 항상 먼저 만나는 사내들에게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합니다.

  남자들은 살짝 당황하면서 늘 묻습니다.

넌 악수를 하는구나. 특이하다.  

  전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이 부분은 영화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감독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전반적으로 주인공인 "레이디 버드"는 "될지 안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지, 안 하고 싶은지"로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과감하게 하지요.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먼저 두려움 없이 다가서는 "레이디 버드"에게 사건들이 펼쳐지게 됩니다.

참 얄미운 연기도 잘하는데 사랑에 빠진 연기도 너무 잘하는 "레이디버드" (출처:Hollywood Reporter)

5. 연기력 끝판왕들. 그리고 유머.


  이 이야기를 사실 제일 먼저 하고 싶었습니다. 다들 미쳤습니다. 제가 이영화를 사랑하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엄마와 딸, 그리고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레타 거윅"의 각본 실력은 상당합니다.

  이러한 현실주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공감대가 생기는 유머 요소가 약 5분에 한 번씩 터집니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장보는 주인공, 연기 수업에서 우는 연기를 알려주는 모습, 연기 수업에 대신 강사로 온 풋볼 감독님 등


  적절한 유머와 드라마, 그리고 상당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영화라 이것만으로도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18세가 되는 즉시 "레이디 버드"는 편의점에서 성인들이 살수 있는 물건들을 모조리 다 구매 합니다. (출처: Huffington Post)

1. 이름: 레이디 버드 vs. 프란시스 하

    

   앞 전 설명드린 바와 같이 "레이디 버드"의 감독은 "프란시스 하"라는 영화의 주연이었던 "그레타 거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부분이 자매처럼 닮아 있습니다.

  이번 남은 5가지는 두 영화를 비교하며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포인트 5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자존감을 찾는 사춘기 소녀가 자기에게 붙인 그 나이에 맞는 방황의 상징입니다.

  이것은 영화의 시작을 알립니다.


  "프란시스하"는 가까스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은 오춘기 처녀의 자신의 집에 이름을 넣는데 그 길이가 맞지 않아 잘려 들어간 이름입니다.

  이것은 영화의 마지막에 보입니다.

 

  두 영화에서 "이름이 제목으로 들어간 점" 그리고 그에 따른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드디어 마련한 자신의 집에 이름을 넣는 "프란시스 하" (출처:i-D Magazine)

2. 영상: 채도가 낮은 저화질 vs. 흑백


  "레이디 버드"를 보면 생각보다 요즘 영화치고 화질이 상당히 평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채도와 조도가 어두운 편에 속해 극장에서 보는 것이 더 낫지요.


  "프란시스하"는 2012년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흑백 영화입니다.


  두 영화 모두 다 영상이 고화질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오히려 영상 자체보다는 영상 너머의 드라마에 집중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또한 그 화면 속에서 슬픔과 기쁨들이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는 장치로 고민하였다고 하네요.


  한편으로는 한 때 그 나이를 거쳐간 관객들의 추억의 장면으로 다가서기에 오히려 효과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3. 나이: 17세의 청소년 vs. 27세의 꿈을 좇는


  두 영화는 두 여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각각 영화의 주인공은 "사춘기 17세 소녀"와 "27세 오춘기 처녀"이지요.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삶, 자신만의 인격을 가지고 싶어 하는 질풍노도의 17세와

  꿈을 좇기에는 사회적으로 나이가 이미 다 차 버려 가능성이 없다는 낙인이 두려운 27세


  여성들에게는 상당히 많은 생각이 드는 시기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27세 주인공으로 열연하였던 "그레타 거윅"이 "레이디버드"에 시대 배경을 2000년 17세 소녀로 설정했다는 것인데요.

  "그레타 거윅"의 실제 나이도 83년생으로 2000년 실제 나이 17세입니다.

  결국 "레이디버드"는 "그레타 거윅" 이란 사람 자체의 과거 이야기도 되는 것이지요

"레이디버드"의 주인공과 감독 "그레타 거윅". 두 사람의 느낌은 참 비슷합니다. (출처: Rolling Stone)

4. 장소: 새크라멘토에서 뉴욕으로

  

  "레이디버드"의 배경은 새크라멘토입니다. 작은 도시는 아니지만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촌으로 인식당하지요. 주인공 "레이디버드"는 자신의 고향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그 짜증을 가족에게 부립니다.


  그리고 가고 싶어 하는 이상향은 뉴욕입니다.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계획도시이지요. 그녀에게 뉴욕은 꿈의 공간입니다.


  새크라멘토와 뉴욕, 이 공간 역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선, "레이디 버드"의 감독 "그레타 거윅"이 나고 자란 동네가 바로 새크라멘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자주 가는 곳과 장소들에 이야기를 심지요.

  그리고 "레이디 버드"에서 그토록 갈망하고 결국 가게 되는 뉴욕 역시 "프란시스하"에서는 치열하게 자신의 꿈을 좇는 도시이자 공간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아래 멘트는 주인공이 새크라멘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주는 표현이지요.

  영화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골든 글로브 수상식 때 자신의 고향을 언급하며 너무 고맙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말하는 이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보지 않은 자다."
 - 조안 디디온(Joan Didion)

5. 친구와의 헤어짐 그리고 만남


   두 영화에 나온 두 여성 모두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커밍아웃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솔 메이트이지요.


  그만큼 자신에 대해 혼란스러운 시기에 친구라는 존재는 때로는 밉기도 하지만 어쩌면 나의 모든 방황을 옆에서 보고 응원해주는 분신 같은 존재로 그 자리에 있어줍니다. 친구라는 존재는 두 영화에서 "키"와 같은 역할을 하지요.


  "레이디 버드"는 여성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최고의 성장기 영화입니다. 웬만하면 엄마와 함께 또는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본 뒤에 "프란시스 하"를 다시 보며 27세의 방황하는 청춘도 보시면서 힐링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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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석


2번의 창업(여행, 플랫폼), 외국계 대기업 영업, 국내 대기업 전략을 거쳐
현재는 모바일 커머스 회사의 영업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약 10여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주로 조직 운용, 전략, 기획을 했으며, 이 외 전시, 의전, 영업,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의 트랜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영업전략으로 MD 및 파트너 조직 운영과 제도 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자기개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랜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 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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