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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로 Jun 11. 2020

'소나기 내린 뒤'

풍화되어가는 감성을 애달파하며 (자작시)

소나기처럼 사라저버린 그 시절의 감성이 애달프다. © Roh

쏴아~

거친 입맞춤도 잠깐


한입 가득 머금은

애잔한 한 모금


아쉬운 목넘김은

차라리 눈물겹다.


뽀얗게 차오르는 입김

비릿하게 피워 나는 입내음


더위가 힘겨운 건

그 위의 것들만은 아니었나 보다.


툭툭툭 옷소매의 물기 털어내고

종종종 발걸음 거리를 다시 메울 때,


대지의 입가엔

어느새 씨익

무지개가 걸렸다.


<2005년 인턴 시절, 여름>



예전 전공의 때만 해도, 낯간지럽지만 시상이 떠오르면 이것저것 긁적이곤 했다.

이제 내 삶에 시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마음 저편 우물이 메마른 느낌이랄까?

시란 젊음의 한 시절이 주는 특권인가하여 좀 애달프다.  

시간과 함께 웃자란 감수성도 풍화되어가는 것만 같다.


오랜만에 비가 온 기념으로 관련된 글을 올려본다.

가끔씩 시원한 소나기로 올여름이 너무 덥지 않기를!


여전히 아이패드가 익숙하지 않아 머릿속 풍경을 재현하기가 쉽지 않다.

빨리 그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여전히 글보다 그림 작업이 더 오래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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