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일기(7) 의식주에서 제일 좋은 食

건강한 식습관 만들기

by 교사맘

잠을 매일 7시간 이상 자는 것에 이어, 잘 챙겨 먹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한 몸을 갖고 싶은 맘이야 굴뚝같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건강을 위해 다음 기준을 떠올리며 음식을 선택하고 있다.

1. 장 내 환경이 개선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인가?

2.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는가?(GI지수)

3. 좋은 지방인가?

4. 단백질이 풍부한가?

5.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식품인가?

6. 물을 1.5리터 이상은 마시자.

나는 대사 질환 때문에 (다낭성 난소 증후군) 20살 때부터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며 약을 먹어 왔는데, 위 식단 기준은 결혼 무렵부터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병원의 전문의로부터 꾸준히 권고받고 있던 기준이었다.

결혼 후 임신 생각 없이 신혼 생활을 1년 즐긴 후 임신을 준비하려는 마음이 들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준 약을 먹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인슐린을 과다분비하게 만드는 밀가루와 흰쌀밥을 모두 끊고, 단백질도 지방이 적은 흰 살 고기(닭고기)나 생선을 먹으라고 하셨다. 달콤한 음식도 혈당을 올려서 안된다고. 나는 같은 질환자 중에서도 호르몬 불균형 정도가 상위 1프로에 속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당시에는 임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권고받은 식단을 철저히 지켰다. 학교에 갈 때도 현미밥을 싸다니며 급식을 먹었고, 튀김류를 포함하여 밀가루나 질 낮은 기름을 베이스로 하는 모든 음식을 끊었다. 그때 운동 하나 없이 음식만으로 3개월 만에 3kg이 자동으로 빠지고 난임 시술 없이 자연임신되었다.

첫째를 시작으로 아이 셋을 모두 자연임신하였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으론 내가 식단을 철저히 지킨 것과 약을 꾸준히 먹은 것과 젊음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한다.

출산을 모두 마치고는 저렇게 건강하게 먹지 못했고, 코로나+번아웃의 폭풍과 근무 스트레스로 인해 중간중간 살이 많이 찌고 작년 말엔 최고 몸무게를 찍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저 식단으로 3개월만 유지하면 3kg이 빠질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20대와 40대는 다른 것이다…. 대사는 좋아지고 있겠지만 몸무게는 몇 개월 째 정체 중이다. 안타깝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은 크다. 주 2회, 발레 레슨이 2시간씩 있는데 그게 힘들지 않고, 추가로 다른 날 헬스장도 갈 수 있을 정도다. 잠도 잘 자고 있으니 감사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나의 기준에 맞는 음식들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음식들에 좋은 감정이 깃들고 있다.

현재 우리 둘째는 신체검사에서 ‘비만'판정을 받은 상태라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나 닮아서 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 함께 길을 걷는데 지나가는 식당마다 먹고 싶다고 소리쳤다. “마카롱~ 닭강정~ 아이스크림~ 소금빵~ 붕어빵~ 짜장면~”

작년까지는 아이의 이 음식 타령에 스트레스가 정말 컸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면 우선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사실 나도 너무 먹고 싶은데 참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참고 있고, 너도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인데 왜 자꾸 찾냐… 그리고 배달이나 외식보다 음식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과도하게 컸다. 퇴근하고 아이와 집에 가는 데 “오늘 저녁 메뉴 뭐예요?”라는 질문에 화가 치밀기도 했다. 결국 집에 가는 길에 떡볶이를 포장해 가서 때우거나, 배달 주문을 하고 퇴근을 하기도 했다.(그것도 피자, 짜장면, 치킨 같은 메뉴일 때도 많았다.)

올해는 휴직을 하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서,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전통시장에서 장 보는 것에 좋은 감정이 많이 생겼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집밥 메뉴 리스트'에 요리가 하나씩, 하나씩 추가되고 있다. 집에서 좋은 음식들을 배불리 먹으니, 단 걸 좋아하는 나도 요즘은 과자나 밀가루 음식이 예전만큼 당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둘째가 문제 되는 음식 타령을 해도 별로 스트레스가 없다. “응~ 안돼~ 밀가루, 설탕 덩어리 노노~” 그냥 담담히 대답한다.

충무로에서 열리는 좋은 무료수업이 있어 최근 주말마다 둘째를 데리고 다녔다. 이 수업에 갈 때마다 지하철에서 파는 델리만쥬나 호두과자를 사달라고 졸라서 몇 번 사주었다. 마지막 수업에 가기 전 날, “엄마가 간식으로 비싼 딸기 준비할 테니까 내일은 간식 사 먹지 말자.”라고 미리 설득해 두었다. 마지막 수업이었던 오늘 하필 비가 오는데 우산에, 간식도시락까지 들고 버스, 지하철 갈아타며 다니느라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한 번이라도 더 건강한 음식으로 채웠다고 생각하면 보람이 있다.

잘 먹고, 잘 자는 게 결국 나를 돌보는 일이고, 나를 먼저 돌볼 때 다른 모든 것이 가능한 거겠지. 휴직 중 열심히 다진 좋은 습관들이 복직과 동시에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_<


귤은 껍질째, 1개씩 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귤껍질에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드레싱은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
직접 구운 바나나 아몬드빵. 노밀가루,노슈거 베이킹도 충분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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