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의 추억

이탈리아 여행기

by 신순영


비행기를 타고 나폴리공항에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쏘렌토로 가는 도중에 핸드폰 데이터가 먹통이 되었다.

처음에는 튀니지에서 배로 시칠리아에 올 계획이었고 항구에는 유심을 파는 곳이 없다고 해 한국에서 미리 구입한 것을 이제껏 잘 쓰고 있던 참이었다.

게다가 나는 무려 50GB가 되는 쓰리유심을 구입했고 그 절반도 사용하지 않았기에 아무 걱정을 안 하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되겠지 헸지만 여전히 되지 않았다.

숙소를 맵스미에 저장해 두어 숙소 앞까지는 찾아갔는데 셀프체크인을 위한 모든 정보가 북킹닷컴에 있어 숙소를 들어갈 수도 없게 되었다.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라도 들어가려고 움직이는데 숙소 아래에 있는 식당 와이파이가 잡혀 숙소 안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다.

유심이 안 터질 때 해결방법이 적혀 있는 안내 종이( 세상에 내가 이걸 안 버리고 있었다)에 적힌 대로 다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첫날은 맵스미에 의존해 소렌토시내를 돌아다녔다.

작은 동네라 큰 어려움이 없었다.

오늘은 근처 포지타노와 아말피를 다녀오는 날이었지만 동선이 명료해 어려울 게 없었다.

문제는 나폴리를 가야 하는데 나폴리는 구글이 안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가 없다.

구매처에 문의를 했더니 이런저런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달라고 하면서 남은 데이터를 확인해 보란다.

50GB를 구매했고 현제 사용량을 알려주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내가 산 유심은 영국 거라 50GB 중에서 영국외의 국가에서는 12GB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가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세상에 기가 막혀서. 그럼 내가 이 유심을 살 이유가 하나도 없었고 더더욱 50GB가씩이나 구매할 이유가 없었다.

하여튼 잘못은 내게 있었으니 유심을 새로 사야 했다.

포지타노와 알마티의 명성을 고스란히 깨닫고 벅찬 가슴으로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 매장에 들러 새 유심을 구매했다.

중간에 1시 반부터 4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어서 기다렸다 들어갔다. 정말 급한 사람은 어쩌란 말인지.


드로잉북에 영수증이며 티백포장지며 티켓 등등을 붙여 놓았었다.

버리려던 쓰레기를 모아 놓은 페이지에 포지타노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너무 중구난방 정신이 없어 대충 뜯어내고 다시 만들었다.

쏘렌토는 레몬제품이 유명하다.

홍삼캔디를 다 먹어 레몬캔디를 먹고 있는 중이다.

유심 때문에 고생해서 쏘렌토의 기억으로 박아 놓았다.

데이터가 안 터지는 바람에 오늘 하루 홀가분했다.

그것도 잠시 끊어졌던 세상이 다시 연결되니 비로소 안심이 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백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