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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순영 Jan 24. 2024

바다의 위로

상처 입은 영혼과 동행하기


오랜만에 드넓은 바다를 본 동생은 와~하고 감탄을 했다.

마음은 바다에 뛰어들고 싶고 발을 담고 싶고 파도의 움직임을 느끼고 싶지만 동생은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래도 좋은 지 오래 바다를 떠나지 못했다.

종일 흐리고 간간이 빗방울도 뿌린 날 이제 막 어둠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한 바다를 찾았다.

야광 플랑크톤으로 파도가 신비롭고 푸른빛으로 반짝거리며 다가왔다 멀어져 갔다를 반복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발아래 물을 밟으며 야광 플랑크톤이 반짝이게 하는 걸 보고서야 동생도 따라서 발을 움직였다.

다른 사람들은 춤을 추듯이 발끝을 움직이고 팔짝팔짝 뛰어다녔지만 동생은 가만가만 움직이며 와~신기하다, 를 연발했다.

동생이 오래오래 바닷가를 걷는 동안 어떻게 이 순간을 담을까 고민했다.

오래전 이집트 다합에서 야광 플랑크톤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본 적이 있었지만 나 역시 오늘 처음 본 것처럼 신기했다.

소리를 지르며 바닷가를 달려보라고 하고 싶었지만 동생은 이미 달리고 있었을 것이다.

바다만이 줄 수 있는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분명 아주 좋은 순간이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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