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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순영 Apr 09. 2024

사랑에 대하여

그림으로 전하는 마음


들끓던 내 사랑을 온갖 언어로 표현해 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지.

이별의 고통을, 사랑의 기쁨을

한없는 서정에 잠겨

절절히 써 내려가던 시절도 있었지.

무모하고 덧없는 짓인 줄 몰랐던

오래전의 이야기이지만.

 

이 세상에 사랑을 담을 수 있는 언어는 없다네.

사랑은 항상 언어 그 너머에 존재하지.

말 없는 침묵과 아무것도 쓰지 못한 빈 종이 위

젖은 눈동자와 따뜻한 손 안.


진정 말하고 싶은 사랑은 언제나 언어를 초월한 곳에 있어서

이제껏 그 사랑을 온전히 말 한 자는 아무도 없다네.

사랑을 묻고 답하는 일은

그저 부질없는 짓.


사랑을 묻고 싶을 때는 그대의 눈동자를 본다네.

궁금한 모든 것이 그 안에 있지.


어느 날 그대의 눈동자에 온기가 사라지면

그때는 사랑을 물을 필요가 없다네.

사랑은 이미 사라진 후일 테니.


사랑하는 동안에는 사랑을 알지.

사랑을 아는 동안에는 그저 사랑만 할 뿐.

 

내 지금은 그런 줄 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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