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전하는 마음
상처 입고 웅크리고 있는 남동생의 마음에 가닿는 일은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나도 같이 피를 흘려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게 너무 무섭고 아파서 가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가끔은 웅크리고 있는 어깨에 손을 올려주고 싶었다. 온기를 전해주고 싶었다.
동생은 어둠 속에 앉아 빛을 바라본다.
저 눈부신 빛, 저 아름다운 세상, 저 행복한 사람들.
동생이 웅크리고 있는 곳에도 빛이 들고 꽃이 핀다.
요즘 부쩍 동생의 외출이 잦다.
방 안에서만 웅크리고 있지 않아서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세상의 눈부신 빛이 동생의 마음을 더 어둡고 외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길 바라게 된다.
동생보다 더 어두운 곳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
상처 입을 줄 알면서도 손을 뻗어줄 한 사람이 없는 사람들.
너무 춥고 너무 외로워서 따듯함의 온도를 잊어버린 사람들도 세상에는 많을 텐데.
가끔 잠 안 오는 밤에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슬픈 마음이 드는 게 아니라 얼마나 무서울까 싶어 내 마음이 오그라든다.
온기를 전할 수만 있다면.
살면서 누구에게라도 아주 약간의 온기나마 전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