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여행기
내가 없을 때 남편이 아프면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며칠 전 드물게 통화를 했는데 목이 잠겨 몇 마디 말도 못 하고 전화가 끊겼다.
통화를 하지 않고 카톡만 했으면 아픈 줄도 몰랐을 것이다.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테니.
내가 없어서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있으면 이것저것 옆에서 챙겨 줄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도 미안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오늘은 거의 다 나아서 오랜만에 술 한잔하고 퇴근 중이란 문자가 왔다.
아직 아픈데 술 마셨다고 잔소리를 했지만 컨디션이 돌아온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여행 중에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
특히 혼자 다닐 때는 다치거나 아프면 매우 난감해지기
때문에 특히 더 신경을 쓴다.
다행히 여행 중에 크게 다치거나 아팠던 적은 없다.
한 번 터키 여행 중에 가벼운 교통사고로 입술이 깨진 적이 있었을 뿐이다.
입술에서 피가 난다고 나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데 얼마나 난폭 운전을 하던지 진짜 교통사고로 죽는 게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다.
나는 무려 휠체어에 앉혀 의사에게 보내졌는데 의사는 내 입술을 쓱 보더니 그야말로 상처에 바르는 약 처방 하나 없이 그대로 돌려보냈다.
나는 가져간 후시딘을 발라야 했다.
아마 다친 사고로는 그게 가장 큰 사고가 아니었을까 싶다.
배탈이 나서 고생하기도 하고 베드버그에 물려 고생한 적도 두어 번 있지만 여행 중 그 정도는 다반사다.
다만 지금은 소화가 안 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상태의 몸이 되어버려 먹는 것에 무척 신경 쓰고 있는 중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여행이 즐겁다.
건강하게 돌아갈 때까지 서로 아프지 말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