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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소묘 May 12. 2022

‘우리의 삶이 예술이 되는 방법’

_예술적 삶을 살고 싶어하는 당신을 위하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중학생 두 명이 있습니다.    




 둘은 중간고사를 모두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들뜬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길을 걷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오가는 길인데도 시험을 마친 날이라 그런지 오늘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 기분이 좋을 수도 있지만, 오늘따라 곧장 집으로 가기보다는 다른 곳을 들러 천천히 집으로 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그날의 기분과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법이지요.


 똑같은 길인데도 함께 걸었던 사람들 속에서도 기억하는 방식이나 기억하는 사물들이 다 다릅니다.   

 

같은 길이라도 어떤 이는 향긋한 커피향이 가득한 골목으로 기억하는가 하면, 다른 친구는 노점상이 많아 걷기에 불편한 거리로 느끼기도 하고, 또 다른 친구는 커다란 가로수 덕분에 그늘이 시원한 상쾌한 골목으로 기억합니다. 모두가 같은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화가 세잔은 일평생동안 사과를 그린 화가로 유명합니다. 진짜 사과를 그리기 위해 자신이 알던 사과를 잊으려 애썼습니다. 누가 봐도 평범한 사과를 다르게 보려고 애썼고 새롭게 표현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는 다르게 보려는 노력을 통해 다른 식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잔의 한 폭의 그림에는 여러 개의 시점이 동시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림1]오른쪽에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왼쪽에서 보는 것 같기도 하며, 바닥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것 같습니다. 피카소는 세잔의 이런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었고 입체파회화는 그렇게 깊어 갔습니다. 이제 그에게 한 방향의 시점에서만 그리는 일은 지루해졌고 여러 시점이 동시에 공존하는 작품으로 발전시켜 스타화가가 되었습니다. 고정된 시각을 버리고 새로움을 받아들였으며, 새롭게 느끼기 위해 부단한 실험을 한 결과입니다.                                                    

[그림1]큐피드석고상과 해부학/ 세잔    

[그림2]만돌린을 든 소녀/ 피카소

 살아있는 것은 모두 어떤 방법으로든 느낌을 주고 느낌을 받습니다. 우리는 느끼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느낌들이 우리를 쓰게 만들고, 그리게 만들고, 말하게 만듭니다. 인간이 가진 능력 중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능력은 보는 능력, 시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보기만 한다고 해서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단순히 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예술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남다르게 느끼고 그 느낌을 소중하게 여겨 그것을 다양한 매체로 정성스럽게 기록한 사람들의 발자취입니다.


  우리의 몸은 삶속에서 만난 모든 느낌과 사건이 새겨진 화석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의 삶이 예술이 되는 방법은 일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움직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주변의 살아 있는 것들이 보내는 전파와 신호에 전율하고 새롭게 느끼고 기록해 나간다면 우리의 삶은 새로움의 예술로 가득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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