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첫 실전 산행

by 온결

일요일 아침 참 피곤했다. 새벽부터 잠을 설쳤고, 아침에 달리기까지 한 상태로 등산 교육을 위해 천상중학교로 가야 했다. 8시간 산행이라 아침부터 바빴다.


출발하기 직전까지 계속되는 생각은 ‘가야 할까, 가지 말아야 할까’였다. 모임이라는 것이 끝나고 집으로 바로 오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저녁을 먹는다고 한다. 굳이 왜? 그냥 먹고 싶은 사람들끼리만 먹으면 안 되나? 나는 할 말도 없고, 집에 가서 가족과 밥을 먹으며 오늘 산행 공치사를 늘어놓고 쉬고 싶은데. 혼자 도망갈까 생각했지만 사람이 너무 적어 도망가면 바로 티가 나는 상황이라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가장 말 많고 모든 걸 다 할 것처럼 하던 사람 둘이 다 빠진다고 한다. 그것도 당일 아침에. 참 너무한다. 한 명은 갑자기 출근을 해야 한다고, 그것도 일요일에 갑자기. 다른 한 사람은 전날 마라톤을 해서 몸이 안 움직인다고 했다. 이 말을 들으니 더 가기 싫어졌다.

‘이럴 려고 나에게 현수막을 맡긴 것도 계획적인 것이었나?’ 싶어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고민하면서도 내 손은 배낭에 넣을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땀을 닦을 티셔츠, 웃옷, 랜턴, 수건, 여분의 양말, 점심으로 먹을 주먹밥과 4리터의 물. 나는 또 투덜댔다.


옆에서 아내가 말한다.

“그렇게 가기 싫으면 가지 마. 왜 스트레스받으면서 가려고 하는데.”

“나 같으면 안 가고 말겠다.”


“그럴까? 가지 말까?”

잠시 생각하다 가야 하는 이유를 다시 떠올렸다.

“아니. 가야 된다.”

“오늘 등산 신발 고르는 법, 그리고 매는 법, 스틱 사용 방법, 배낭 꾸리는 법. 그리고 문수산으로 가는 길도 내가 알고 있는 길 외에 다른 길로 간다고 했다.”


나도 등산을 많이 다녔다. 등산을 전문적으로 하진 못했지만 산에서 생활도 했었다. 처음엔 단순히 등산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에 대해 궁금했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등등, 이런 생각으로 등록했었는데 달랐다. 나는 내가 등산을 잘못된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배웠다. 이번 첫 산행이 중요했다. 기본이 되는 것이기에.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8시를 넘어갔다.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어 ‘에잇, 하고 보자!’ 싶어 약속 장소로 걸어갔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다.

‘8시 10분인데 왜 아직 아무도 없지?’

약속 시간인 8시 30분이 다 되도록 아무도 오지 않는다.

‘혹시 집에 가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50분이 넘어가서야 한 여성분이 오셨다. 그분은 방어진에서 오느라 길을 헤매셨다고 한다. 이렇게 그분의 하소연을 듣고 있다 보니 어느덧 9시가 되어서야 하나둘 사람들이 모였다.


마지막으로 강사님께서 오셔서 인사를 하신다.

“안녕하세요. 제가 아직 이름을 다 몰라서 이름표를 부착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학생장도, 총무도 없지요?”

“어떻게 감투를 쓴 사람들이 둘 다 빠질 수 있지?”


특히 학생장 이야기를 하시며

“어제까지 올 수 있다고 해 놓고 당일 아침 8시에 갑자기 못 온다네.”

하시며 언짢은 마음을 드러내셨다.


시간은 9시 30분이 되어서야 교육을 시작했다. 오늘 등산을 함께할 선생님들과 협회 회원님들의 간단한 소개를 받았다. 회장님께서는 등산길에 선배 네 분을 추모하는 비에 헌화할 것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첫 실전 산행 교육을 위해 출발 전 장비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배낭을 메는 법부터 달랐다. 강사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하니 뭔가 착 감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배낭의 무게도 한결 가벼워졌다.


스틱 사용법도 배웠는데, 스틱 길이 조절법과 사용 방법, 그리고 산에서의 올바른 걸음걸이를 배웠다. 올라갈 때는 머리를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무게 중심도 함께 앞으로 이동해 허벅지의 힘으로 들어가야 하며, 주의할 점은 앞에 있는 다리가 모두 펴진 후에 뒷다리가 앞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내려올 때는 뒷다리를 조금 굽힌 상태에서 앞발로 사뿐히 내려놓아야 한다.


신발 끈 묶는 법. 참, 내가 나이가 몇인데 이제야 신발 끈 묶는 법을 배웠다. 웃긴 게 나는 신발을 신고 걸으면 항상 발가락이 아팠다. 2시간 이상 걸으면 발가락이 너무 아파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것이 신발 끈을 잘못 묶고 신발을 잘못 신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신발을 신었을 때 발가락이 신발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나처럼 발에 땀이 많은 사람은 앞부분은 헐렁하게, 발목 쪽은 낮게, 그리고 위쪽은 신발 끈을 아주 꽉 동여매야 한다. 그래야 내리막길에서 발가락이 앞쪽으로 쏠리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강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신발을 다시 맸다. 강사님 말이 맞는지는 오늘 걸어 보면 알 것이다. 이런 교육을 받고 계단에서 직접 실습까지 하며 약 1시간 정도 연습한 뒤, 우리는 10시 30분에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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