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등산교육(스트레스 가득한 등산 학교 첫날)

by 온결

이후에도 최근 산에서 내려오다 어떤 어르신이 벤치에 앉아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그곳은 세 갈래 길이었다. 어르신을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주위가 뿌옇게 흐려졌다. ‘왜 이러지? 내 눈이 이상한 건가?’ 눈을 비벼 보아도 여전히 뿌옇다. 불이 났나 싶어 냄새를 맡아 봤지만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고, 주변을 살펴봐도 불이 난 흔적은 없었다.


그러다 어르신과 눈이 마주쳐 웃고는 일단 가장 오른쪽 길로 걸으니 무덤 하나가 나왔다. ‘잘못 왔네.’ 무덤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는 아까 그 장소로 돌아가 어르신께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그 어르신 외에 다른 어르신 한 분이 세 번째 길에서 올라오고 계셨다. 저 길인가 싶어 곧장 세 번째 길로 갔지만, 역시 무덤 하나뿐이었다.


짜증이 났다.

“왜 이러지! 아이씨!”

“분명 어르신이 이쪽 길로 나오셨는데…”


스마트폰을 꺼내 위치 정보를 확인하려 했지만 인터넷이 작동하지 않았다. 400미터 높이의 산에서 음악도 듣고 유튜브도 보던 곳인데? 분명 바로 옆에 아파트도 보이는데 왜 인터넷이 안 될까?


다시 뒤로 돌아가 어르신들을 찾아보았지만 두 분 모두 어디로 가셨는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길을 가기로 했다. 내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은 길이었다. 얼마를 걸었을까. 따뜻한 햇살과 함께 내 눈도 맑아지면서 내가 아는 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앞이네, 맞네. 이 길이 여기네!”

“나왔네!”


그렇게 나는 산에서 내려왔다.


그러다 다시 생각했다. 그 어르신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 분은 키가 150 정도로 작고, 머리는 백발에 스포츠 머리, 나이는 90은 넘어 보였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눈에는 초점도 없어 보였고,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는데…. 또 다른 어르신은 내가 걸어간 사이에 가셨다고 하기엔 갈 길이 없었다.


어디로 가신 걸까. 이상하다. 그리고 그 뿌연 연기는 무엇이었을까?


이때부터인 것 같다. 내가 등산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야겠다고 느낀 것이.


하지만 어떻게 배워야 할지 고민이었다. 내 성격상 남과 어울리는 것이 어렵다. 일정을 정해 계속적인 만남을 가지고, 협동이나 관계 유지를 해야 하는 일방적인 맞춤 관계는 나를 힘들게 한다. 이런 관계가 정말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등산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것과 대한적십자에서 하는 산악 구조사 과정,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다.


민간 아카데미의 단점은

1. 너무 길다. 3개월 과정.

2. 협동, 협업을 해야 한다.

3. 끝난 후에도 의무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모임 등)


적십자의 단점은

1. 돈이 많이 든다.

7만 원이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이후 일반 과정, 전문가 과정, 강사 과정까지 여러 번 교 육을 더 받아야 한다.

2. 서울로 가야 한다. 너무 멀다.

나는 결국 민간 아카데미를 선택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벌써 하기 싫어진다. 관계 유 지, 정말 힘든데…. 그냥 배울 것만 배우고 쌩까자!


시작은 했으니 끝은 봐야겠고, 하긴 해야 한다. 잘할 수 있겠지. 배우는 건 분명 나한테 이득이다.


그래도 신경 쓰인다.

아… 스트레스.

뒷골이 땡긴다.


하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한 체력, 그리고 산에서 다시 길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 이 두 가지가 나를 이 3개월 과정으로 이끌었다.


일단 배우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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