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첫 수업에서 깨달은 것들

by 온결

3화. 첫 수업에서 깨달은 것들

떨리는 마음으로 등산 학교에 들어와 앉았다. 이곳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등산 아카데미다. ‘민간이라 뭐 얼마나 잘하겠냐’고 생각한 나는 일단 급한 건 산에서 길 안 잃는 법과 또 문수산 오르는 다른 루트 정도만 배우면 끝낼 생각이었다. 누구나 어릴 적 동네 뒷산에 오른 경험은 가지고 있으니, 나 또한 집 뒷산에 친구들과 함께 올라 전쟁놀이를 비롯해 당시 야생란 하나에 5천 원을 준다고 해서 산에서 친구들과 야생란을 수없이 찾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등산에 무슨 배움이 있겠나 싶었다.


사람은 나를 포함해 8명 정도였다. 회장님 말로는 11명이라고 했지만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사회자가 나와서 말한다. 자신은 1기 졸업생이며, 이 학원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학원으로 무료 교육이 원칙이며, 교육은 1년에 상·하반기로 나누어 2번의 신입생을 맞게 되는데 내가 33기니까 벌써 15년째 운영되고 있으며, 졸업생들이 교육생들을 위해 간식까지 사 와 봉사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했다. 자신들도 이전 졸업생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민간 교육 그것도 무료 교육인데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15년을 이어왔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 이론 교육과 일요일 이론에 대한 실기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으로는 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생존법으로 산에 올라갈 때 꼭 챙겨가야 하는 물건에 대한 내용과 독도법, 야간 산행, 1박 2일 야영 등을 교육했다. 교육은 아주 유익한 것이었다.


우선 첫 수업은 박을규 선생님께서 시작을 하셨는데, 그분은 전문 등산인이라 한다. 안나푸르나를 비롯해 아주 많은 산을 등반했다고 한다.


등산을 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 선생님은 등산은 타는 것이 아니라 오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곳에서 첫날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등산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등산은 산을 오를 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부터 시작이고, 집으로 돌아와 신발을 벗을 때 등산은 끝이 나는 것이다.


산을 오르기 전 지도를 보며 루트와 소요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특히 산에서의 온도는 땅에서의 온도와 달라서 약 100미터 높아질 때마다 약 1도씩 온도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생각하지 못해 한 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저체온증으로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이었다.


통계상 산을 오르는 사람은 생에 한 번은 조난을 당한다고 한다. 그 일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아무리 산에 대해 많이 알고 있더라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누구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처음 산행일 수도 있고, 5년, 10년 뒤의 산행이 될 수도 있다고도 하셨다.


이런 이유로 가방엔 항상 비상 간식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비상 간식은 말 그대로 비상시에 먹어야 하는 것으로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나중에 함께 등반하면서 보니 선생님들도 항상 가지고 다니셨다. 너무 오래 넣고 다녀 날짜가 지난 것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일회용 비옷, 손전등, 손전등용 비상 배터리, 칼, 예비 양말, 여벌의 옷 등도 챙겨야 한다. 산에선 언제 날씨가 변할지 알 수 없다. 갑자기 바람이 불거나, 또는 시간 계산을 잘못해 날이 어두워지는 경우도 종종 생길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이런 일은 절대로 생기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준비만 하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문가분들도 항상 준비를 해 다닌다는 사실에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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