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아는 보드게임 『젠가(Jenga)』는 단순하지만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54개의 나무 블록으로 탑을 쌓아 올린 후, 순서를 정해 차례대로 블록을 빼내어 맨 꼭대기에 다시 쌓습니다.
블록을 뺄 때나 쌓을 때 탑이 무너지면 그 사람이 게임에서 패배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젠가라는 이름의 어원인데요. 이는 스와힐리어로 "쌓아 올리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순한 게임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어쩌면 우리가 사회 속에서 관계와 삶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잘 대변하는 듯합니다.
젠가와 인간관계, 특히 직장생활
직장생활에서 우리는 매일 젠가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동료나 상사의 눈치를 보며, 내가 가진 무언가를 하나씩 빼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큰 꿈을 안고 직장에 들어서지만, 사회생활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업무의 난이도보다도 사람과의 관계가 더 어렵게 느껴지곤 하죠. 그러다 보면 나의 고유한 성격, 욕구, 솔직함, 장점 같은 것들을 조금씩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애써 쌓아 올렸던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기분이 듭니다.
문제는, 내 안의 블록을 빼낸 후 다시 쌓아 올리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받은 평가나 인정으로 다시 내 탑을 세워 보려 하지만, 오히려 더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것저것 다 내어주다가 균형이 무너져버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로 큰 상처를 입고 오랜 시간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과 마지막 블록의 경계
직장 내 괴롭힘도 젠가 게임과 비슷한 원리가 작용합니다. 규칙에 따라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면 탑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을 어기고,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선배라는 이유로, 더 많은 경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혹은 직책이 높다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특히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건드려서는 안 될 선을 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블록을 빼낸다면 탑은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지 않은 채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괴롭힘을 당한 사람은 명확히 드러나지만, 괴롭혔던 가해자는 명확히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젠가가 주는 교훈: 직장에서의 책임과 존중
우리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예방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젠가 게임의 기본 규칙에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서로의 블록을 함부로 빼내지 않으며, 자신의 행동이 탑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늘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항상 인식하고 성찰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사회생활은 개인의 탑을 쌓아 올리는 동시에, 서로가 함께 세워 가는 공동의 탑을 유지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함부로 누군가의 탑을 흔들지 않으려는 책임감과 배려가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자세입니다.
결국, 젠가라는 단순한 게임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지금, 누군가의 탑을 흔들고 있지 않습니까?”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그로부터 시작되는 작은 변화가 더 튼튼한 관계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