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다 :

스트레스, 내 마음 다루기 연습

by 전온유

주말에 오랜만에 사우나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이후 몇 년 만에 가본 것이니, 정말 오랜만이었지요. 그런데 목욕탕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목욕탕 안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저마다 열심히 몸을 닦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행동 같지만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수건을 돌려 쥐고, 또 어떤 사람은 반대 방향으로 비누칠을 하더군요. 이처럼 우리는 다 같은 상황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이지요.


마음의 세신이 필요합니다

목욕탕 한쪽에 ‘세신’이라고 적힌 공간이 있었습니다. 세신사들이 다른 사람의 몸을 열심히 닦아주는 것을 보며, ‘마음도 이렇게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몸을 씻어도 다시 때가 끼듯, 마음에도 생활 속에서 좋지 않은 감정들이 쌓이기 마련입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중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일상에서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만큼 우리는 스트레스 상황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강의를 할 때 “스트레스 안 받으시는 분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무도 손을 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입니다. 스트레스는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내가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스트레스를 관리할 주체는 바로 나입니다. 나 스스로가 주체가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주니까 받는다”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주는 쪽보다 받는 쪽에서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들이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바꿔도, 다른 곳으로 가도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나 상황은 늘 있습니다.

스트레스의 어원은 ‘팽팽하게 조인다’는 뜻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나 스트레스받고 있어.”라는 말은 곧 “나 팽팽하게 조여지고 있어.”라는 의미입니다. 이 말 자체가 부정적이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나쁘게 생각하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행동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나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하지만 스트레스는 그저 팽팽해진 상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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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모두가 부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결국 내가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고, 행동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차를 운전하던 중 일방통행 골목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때 반대편에서 역주행으로 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저는 짧게 경적을 울리며 경고했습니다. 상대방 차량이 더 들어오면 골목에서 마주쳐 곤란한 상황이 될 테니 말이죠. 그런데도 상대방은 계속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 순간, ‘이 사람 정말 무개념이구나’라고 생각하며 화가 났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그 차에서 내린 사람은 예상과는 달리 연로한 어르신이었습니다. 그분은 잘못된 길로 들어온 것이 당황스럽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사과하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마음속에서 쌓였던 화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저 상황을 ‘어느 무개념 운전자가 일부러 차량을 밀고 들어 온다’고 잘못 해석했던 저 자신이 부끄러워졌을 뿐이었지요.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세요

이처럼 우리는 종종 상황을 잘못 해석하여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잠시 멈추고 내가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은 우리가 직접 바꿀 수 없지만, 그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느냐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모두가 과격한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그냥 넘기죠. 이 차이는 결국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 상황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잠시 멈추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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