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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욱 May 24. 2024

요즘 MZ들이 돈이 없어서 러닝을 한다고?

한국의 생활체육, 그리고 아마추어 스포츠팀

최근 SNS에서 과거엔 골프, 테니스 같이 비싼 스포츠가 유행했다면, 경기 불황으로 최근에는 러닝, 등산과 같이 돈이 덜 드는 운동이 유행을 한다는 포스팅을 봤다.


그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그렇게 스포츠 트렌드에 따라 이동한 돈은 러닝, 등산 용품이 스포츠 카테고리 전체 구매액의 46% 정도로 이 포스팅에서 말하는 비싼 스포츠(테니스, 골프 등)의 구매액은 감소하고 싼 스포츠(러닝, 등산 등)의 구매액은 증가했다고 한다.

러닝 문화로써의 이야기는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함께 달리는, 소위 러닝크루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SNS을 통한 러닝 인증을 통해 소통한다고 한다.


MZ가 정말 돈이 없다고?

자기 표출의 욕구가 가장 높고 많은 세대가 MZ라고 생각한다. 과연 이들이 본인을 표현하는 데에 돈을 아끼려고 할까? 

나 어릴 적을 생각하면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를 사겠다는 등골 브레이커 꽤나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자기 표출의 욕구가 정말 중요한 세대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과연 골프나 테니스를 하던 사람이 러닝으로 넘어왔을까? 

내 생각엔 그런 분들도 일부 있겠지만 생활체육의 전체 모수가 커지면서 골프나 테니스를 하는 분들보다 러닝이나 등산 등을 하는 분들의 수 자체가 더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럼 왜 늘어났을까?


생활체육 영역을 공부할 때 GDP 성장률과 생활체육 시장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던 자료를 봤던 게 생각나서 한국의 GDP 성장률이 증가함에 따른 생활체육 시장 성장 추세를 그려봤다.

팬데믹에 성장률이 주춤하긴 했지만 GDP 성장률이 떨이 진데 반해 생활체육은 성장 중에 있었다.


어려운 이론 등이 있던 것 같은데 쉽게 말해서 먹고살만하니까 일상에서도 체육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돈이 있고 없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생활 체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진 것이다.


한국의 생활체육


사실 한국은 입시 형태의 엘리트 체육 중심으로 성장한 나라이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주변 운동하는 친구들은 비교적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들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당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몸으로 때운다는 식의 내용을 다룬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돈이 있는 사람이 운동한다, 돈이 없는 사람이 운동한다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한국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다른 생활체육 선진국에 비해 생활체육 문화가 잘 형성되기 힘들었다 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출처: KBS뉴스 : "시간 없어요" 10대 청소년 운동 참여율, 전 연령대 중 최저 기록

한국에서 생활체육이 자리 잡히기 어려운 이유 몇 가지를 살펴보자면

대학 입시로 인한 운동할 시간이 없어 취미로써 운동을 접하는 시기는 20대부터라고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독일, 유럽, 미국 등 생활체육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과 비교해서 말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들은 어릴 때부터 거의 무료로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꼬리를 물면 어떻게 무료가 가능할까?


생활체육의 대부분은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며 프로 선수와 구단이 지역을 위해 봉사할 의무가 주어진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노력도 상당히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입시 형태의 엘리트 체육 중심으로 발전한 국내 상황에 세대 간 연대를 기대하는 자원봉사의 형태를 기대할 수 있을까?


아마추어 스포츠 팀 문화

나는 이 부분을 러닝크루와 같은 아마추어 스포츠 팀들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미 해결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SSRC(성수러닝크루) : 성수를 달리는 러너들

대부분의 아마추어 스포츠 팀은 자발적으로 운영되며 전문성보다는 같이의 가치를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기준 21년도 러닝크루를 운영 중인 채팅방은 100여 개였으나, 24년도 2월 기준 500개 이상으로 500% 이상 성장했다.

러닝크루를 넘어 이는 아마추어 스포츠 팀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생활 체육의 중요한 역할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마무리

요즘 MZ들이 돈이 없어서 러닝을 한다는 글을 보며 생활체육 전반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주변에 운동하는 친한 분들께서 해당 글에 "러닝은 싼 스포츠가 아니다", "러닝화가 얼마나 비싼 줄 아냐", "어그로인 거 알지만 참 오랜만에 열받는다" 등 댓글을 다는 모습을 보며 열정을 느끼기도 했다.

글 자체를 디스 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좋은 기회를 삼아 아마추어 스포츠 팀들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 영역에 있어 내가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더 정리하고자 몇 자 적어봤다.


더 많은 사람의 일상에 스포츠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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