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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전문 오코치 Oct 24. 2021

1-8. 그냥 제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어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파이어족은 20대부터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여 30대 후반에서 늦어도 40대 초기까지 조기에 은퇴하고 자신의 삶을 누리며 사는 것을 모토로 한다. 이렇게 파이어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계기는 사회적인 불안과 맞닿아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 내 불안한 신분에 우리 아버지 세대처럼 어떻게든 회사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아껴 내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는 내 삶을 더 중시하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누군가의 삶의 방식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기에 다른 이의 선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빨리 은퇴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마냥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뉴스 기사를 보다가 40대 초반에 일찍 은퇴했지만, 하루가 너무 무료해 다시 일을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다. 매일같이 힘든 업무에 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간이 1년, 2년이 넘어가면 무언가라도 해볼까? 삶이 너무 지루한데? 라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사람 마음이란 게 이토록 간사하다.     


  아버지는 61세에 은퇴하시고 1년간을 집에서 보내셨다. 워낙 활동적인 분이시라 수십 년 해오시던 테니스를 꾸준히 하시고, 정원을 가꾸시며 일상을 보내셨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조경 사업을 하시며 매년 40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근무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이제는 조금 편히 쉬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아버지는 1년 뒤 다시 사회생활을 하고자 하셨다. 아버지께 조심스레 여쭤봤다. "아버지~이제는 조금 쉬셔도 괜찮지 않으세요? 그동안 힘들게 일하셨잖아요." 아버지는 다른 생각이셨다. 일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셨다. "집에서만 있는 건 너무나 무료하더구나. 사람은 일이 있어야 더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거란다."      


  아버지는 충분한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으셨지만 일을 통해 즐거움을 찾길 원하셨다. 66세이셨던 아버지는 재취업을 하셨고, 지금도 왕성히 경제활동을 하신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건강해지신 느낌이 든다.  

    

  모두 각자 삶의 방식이 있기에 간섭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찍 은퇴하더라도 자신이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일을 하나 마련해 둔다면 어떨까? 그동안 일이 힘들어서, 내가 잘하는 일을 찾고 싶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고 등등 일찍 은퇴하고자 한 자신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일을 통해서 진정으로 행복한 내 삶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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